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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 발표 후 인상확률 ‘껑충’…증시는 왜 올랐나
이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개장 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CPI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3.4%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하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예상치(0.2%)를 웃돌았다.
통상 예상보다 강한 물가는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워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이날은 달랐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연준의 정책 방향이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힘을 얻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CPI 발표 직후 91.6%로 치솟았다가 현재 86.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72%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토머스 마틴 GLOBALT 인베스트먼츠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9월 인상 전망에 대해 “이 정도면 거의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며 “연준이 올바른 일을 해 금리를 올릴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성권 웰스파고 전략가는 “9월 금리 인상이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시장은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시장에서는 CPI보다 유가가 더 중요한 변수였다며 유가 하락이 “일부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애덤 크리사풀리 바이털놀리지 창업자도 근원 CPI가 예상보다 다소 강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올리는 것이 충분히 정당화된다는 큰 그림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두 차례로 끝나는 ‘미니 긴축’이라면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과 신뢰도를 강화해 오히려 증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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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에 더 직접적인 힘을 보탠 것은 유가였다. 중동 정세 악화로 밤사이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던 브렌트유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2.8% 떨어진 104.61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4% 하락한 100.05달러를 기록했다. 걸프 국가들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수요 전망을 낮춘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유가 불안이 끝난 것은 아니다. WTI는 이번 주 약 10%, 브렌트유는 약 9% 뛰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여러 차례 공격을 받은 동서(East-West) 원유 송유관을 예방적 차원에서 폐쇄하는 등 중동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유가 상승이 이미 미국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8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3.9% 뛰면서 CPI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미국 디젤 가격은 갤런(약 3.8리터)당 6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운송비 등을 거쳐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인상하나”에서 “몇번 하나”로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6%를 넘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물과 달리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단기금리가 상승한 것은 시장이 다음 주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마 샤 프린시펄애셋매니지먼트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논쟁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 여부에서 이번 사이클에 궁극적으로 몇 차례의 인상이 필요할지라는 더 중요한 질문으로 빠르게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한 번 올리고 끝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5년 넘게 목표치를 웃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정책당국은 물가 안정을 다시 확립하기 위해 한 번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는 이미 연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완전히 반영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다시 5%에 근접했다. 다만 장기금리 상승세가 과도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래리 애덤 레이먼드제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970년 이후 10년물 금리가 6개월 이상 연속 상승한 사례는 다섯 차례에 불과했다며 국채 투자심리가 이미 극도로 약해진 데다 10년물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도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워 “움직임이 갈수록 과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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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에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기대가 다시 힘을 얻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AI 서버와 하드웨어 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델테크놀로지스는 RBC캐피털마켓이 AI 인프라 수요를 이유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제시하면서 약 12% 뛰었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12% 넘게 상승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일부 완화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S&P500은 지난달 13일 사상 최고 종가에서 약 2% 내려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12% 상승한 상태다.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까지 내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 발표로 시장이 급락했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이날 반등에도 월가가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유가는 이번 주에만 9% 안팎 뛰었고 단기 국채금리는 2년여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음 주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현실화되더라도 시장의 질문은 곧바로 추가 인상 여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 자체보다 연준이 이번 긴축을 어디까지 이어갈지가 다음 주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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