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공천권 당대표→국민' 한동훈 승부수, 돌파구되나 [국회기자24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노희준 기자I 2026.08.01 05:30:03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당권만 잡으려다 민심과 멀어진 여의도 바꿔야"
보수재건·정치개혁 화두 제시...여러 해석 나와
당원 VS 국민 중심...국민도 오픈 VS 클로즈드
국민중심 오픈프라이머리 要...강성 당원 편향 제어 可
'공한증' 완화 시그널 등 복당 대비 메시지도 돼
당대표 아예 폐지해야...정개특위서 다뤄볼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회의원 공천권은 당 대표가 아닌 국민이 행사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자 당 안팎에서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다. 민심과 유리된 현 정당정치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는 환영론부터 복당을 염두했다는 시선이 있는가하면 외려 어려워진 당내 복귀를 대비한 것이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나온다. 상향식 공천의 구체적인 그림에 따라 제도 도입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한동훈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공천권을 당대표가 아닌 국민이 가져야, 지금처럼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당권만 잡으려다 민심과 멀어지는 여의도 정치’ 바꿀 수 있다. 바꾸면 이긴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전날 본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조찬강연자로 나서 처음으로 ‘상향식 공천의 법제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강연에서 “국회의원 공천권을 당 대표가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은 국회의원 후보자를 국민과 당원이 참여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중앙당 당대표 등이 위로부터 결정하는 방식과 대비된다. 현재 각 정당이 공직후보자 선출 방식에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경선이 상향식 공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각 당은 공천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당 대표와 독립적으로 후보자 추천 공모나 심사·선정에 나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공천관리위원장을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임명하거나 ‘대표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사무총장 등이 공관위 부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많은 데다 컷오프(공천배제)나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대표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상향식 공천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제도에 전문성을 가진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 만나 “공천민주화 모델에는 첫째 유럽식의 당원 경선을 통한 모델이 있고 두번째는 미국식의 국민참여경선이 있다”면서 “어느 것이 더 옳으냐는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형 모델에도 크게 두가지가 있다. 완전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완전국민경선제)와 클로즈드(closed) 프라이머리가 있다. 차이는 정당의 공직자 후보 투표권(예비선거 투표권)을 어디까지 개방하느냐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당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클로즈드 프라이머리는 당원만 투표할 수 있다.

앞의 의원은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경선을 한다면 법을 통해 우리당과 민주당이 동시에 동일한 방식으로 해야 역선택(상대당 지지자가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일부러 뽑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여론조사 비율 상향을 국민참여경선인 것으로 오인하는 이들이 많은데 전세계 어디에도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나라는 없다. 특히 국내 여론조사는 일종의 밴드왜건(강자선호) 역할을 해 특정방향으로 여론을 끌고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친한계에서는 국민참여방식의 상향식 공천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한계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 정당이 넓은 국민적 지지를 받는 포괄적인 정당이 아니라 강성 팬던층 지지자 중심의 정당으로 쪼그라들어 협력과 토론, 협상이 불가능한 구조가 되고 있다”면서 “한동훈 의원 말처럼 공천이나 정치인 충원 과정 자체를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처럼 폭을 넓히면 각 정당이 한쪽으로 편향적으로 가지 않게 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두가 복당을 우려하는 국민의힘 의원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의견도 나온다. 친한계 한 초선 의원은 “이른바 공한증이 있지 않느냐”면서 “한동훈 의원이 당으로 들어오면 공천에서 숙청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본인이 추구하는 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한 중진 의원도 “누군가가 당을 장악해 (공천에서) 상대방을 치고 하는 것보다는 국민이 결국 상향식으로 결정하는 것이 이렇게 당에 대립이 강한 상황에서는 필요하다”며 “한 의원에 대한 거부감을 약화시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의도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상향식 공천 법제화 화두는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는 복당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복귀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두한 것일 수 있다”면서 “다음번 총선에서 최악의 경우 장동혁 대표나 강경파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 강경 지도부 공천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고 지도부 눈치를 안 보는 의원들의 자율적 판단 영역을 넓혀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이미 총선 공천을 해본 입장에서 상향식 공천의 허구성을 알면서도 상향식을 강조하는 것은 향후 입당 이후를 대비하는 발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 포럼'에서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상향식 공천을 하려면 아예 당대표 제도 폐지를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권파 한 의원은 “의원 후보 선정 과정이 당 대표의 자의적 선호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문제의식은 충분히 타당하다”면서도 “상향식 공천을 얘기하려면 당대표 제도를 없애자고 얘기해야 한다. 상향식 공천으로 후보가 뽑이면 그대로 결정되는데, (공천권 행사) 권한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이나 윤상현·최형두 의원 등이 말하는 원내정당화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한계가 속내로는 상향식 공천을 반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결국 그렇게 되면 한동훈 의원도 당대표가 되더라도 스스로 공천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친한계가 외려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국민의한 한 중진은 “(상향식 공천 법제화는)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따질 게 아니라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개혁의 일환이기도 하다”면서 “정개특위가 있으니 거기서 좀더 활발하게 논의하고 좋을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