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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의 옛 경고는 유효한가[글로벌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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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I 2025.10.24 05:00:00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최고 투자전략가
앨런 그린스펀, 닷컴 버블에 ''비이성적 과열'' 경고
AI 호황, 차분한 리스크 관리를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최고 투자전략가(CIO)]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996년 12월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앙은행이 직면한 어려움’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특히 이 연설에 쓰인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문구는 현재까지도 회자하고 있다. 이는 닷컴 버블로 금융시장이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SC그룹 CIO.
무너지기 전 투자자의 과도한 낙관주의를 일컬어 그린스펀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그린스펀이 과연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두 가지 측면에서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다. 첫째, 그린스펀의 연설이 당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표현은 미래를 예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시장이 과열된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둘째, 미국 주식시장은 이 연설 이후 고점에 달하기까지 200% 이상 추가 상승했다.

오래전 연설을 다시 떠올린 이유는 1990년대 후반과 현재의 시장 상황이 매우 유사해서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의 혁신적 영향이 시장을 지배했다면 지금은 인공지능(AI)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닷컴 버블 당시처럼 AI 열풍은 기업가치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렸고 투자자는 지금의 투자 결정이 12개월 안에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요즘 꼬리 위험이 더욱 두터워진 ‘팻 테일 리스크’(Fat Tail Risk·예측할 수 없는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변동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책 여건이 매우 불확실한 세상이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정책 변경 시 소수 사람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호재와 악재 모두 예기치 않게 발생할 확률이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수입 관세 정책의 영향 정도나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다. 지정학적인 질서도 재편되고 있다. 자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미국의 행보가 새로운 동맹을 모색하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다른 나라의 움직임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로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중국과 인도의 대화 재개를 들 수 있다. 물론 불확실성 측면에서 결정적 요인은 AI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다.

현재 AI가 얼마나 생산성을 제고하고 성장을 촉진하고 인플레이션 압박을 억제할 수 있을지가 대화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AI 때문에 많은 일자리가 불필요해지면서 광범위한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핵심은 이러한 상황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여부다. 미국에서는 고용 약화 조짐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 최근 수정된 지난해 데이터를 보면 노동시장의 견조함이 실제보다 과장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했다. 리스크가 뚜렷한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까.

AI 주도의 투자 열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대응은 기존에 세워 둔 투자계획을 꾸준히 이행하고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일차적인 방어선의 하나로 현금과 주식, 채권, 금, 유동성 대체자산 등 최대한 다양한 자산군과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투자자는 주식 하방 리스크에 대한 부분적인 방어 수단으로 주가지수 풋옵션에 대한 선별적 접근도 고려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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