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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국가 성장동력의 원천을 AI로 삼을 만큼 AI 산업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I 시대를 여는데 필수인 전력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원전에 대해서는 잠재적 위험성과 부지 선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원전이 서로 조화를 이뤄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새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하며 원전 정책을 2개 부처가 나눠 다루도록 하고, 신규 원전건설 계획에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탈(脫)원전 시즌2’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나온 제언이다.
이 학회장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비롯한 모든 에너지원이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재생에너지에 치우친 모습”이라며 “이대로면 안정적 전력 공급과 전기요금 상승은 물론 에너지 안보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기복 학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후에너지부가 1일 신설됐다. 앞서 이를 우려하는 호소문을 냈는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당시처럼 원자력산업 생태계를 훼손하리란 걱정 때문이다. 원자력 정책은 현재도 연구개발(R&D) 부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 부문은 산업통상자원부로 이원화돼 있는데 환경부(기후에너지환경부)가 수출을 뺀 원전 정책을 맡는다면 사실상 3개 부처로 쪼개진다. 더욱이 환경부는 규제부서였던 만큼 진흥 정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기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공론화, 사실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며 탈원전 시즌2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야가 올 초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일정에 맞추려면 현 정부 때 신규 원전 2기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1개 부지 선정을 해야 하는데 잘 추진될지 걱정이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80%는 원전이 필요하고 또 확대해야 한다는데 정치인들이 착각하는 것 같다.”
-정부도 탈원전 정책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을 보면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그래도 앞으로 바뀌어 나가리란 희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땐 탈원전 입장이었으나 경기도지사 땐 감(減)원전으로 바뀌었고, 이번 대선 땐 아예 감원전이란 얘기도 안 했다. 대통령 취임 후엔 원전 세일즈도 하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를 만나 SMR의 필요성도 얘기했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특히 강조하는 게 AI 정책인데 이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건 원전밖에 없다.”
-왜 AI에 원전이 필수라는 얘기가 나오나.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10배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24시간 내내 60헤르츠(㎐)±0.2 범위 내 주파수로 일정하게 공급해야 한다. 정부가 얘기하는 소버린 AI, 피지컬 AI가 가능하게 하려면 (내년 수립 예정인) 12차 전기본에는 더 많은 원전 건설 계획이 필요하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다. 원자력 발전단가는 지난해 1킬로와트시(㎾h)당 약 66원이었는데, 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의 단가는 136원/㎾h에 보조금을 포함해 200원/㎾h 이상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전기요금이 10%만 올라도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연간 전기요금이 3600억원 오른다.“
-재생에너지도 보급 확대와 함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우리 학회는 3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학회, 그리고 전기학회와 공동 포럼을 열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변동성이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ESS나 양수발전이 필요한데 아직 인프라가 충분치 않고 비싸다. 또 태양광 설비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다 보니 안보 문제도 뒤따른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공급망을 가진 원전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지만,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를 위해 불공정 합의를 했다는 논란도 뒤따랐는데
“지재권 문제가 아니라 수출 통제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 우리가 국내 원전 건설 땐 미국 측에 기술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게 그 방증이다. 미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목적 사용을 위해 수출 통제를 하고 있고, 우리가 수출 허가를 받으려면 미국 기업을 통해야 하기에 협상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원전이 기술적으론 완전히 자립했다고 봐도 되나
“세상 어떤 기술도 100% 자기 힘으로 한 건 없다. 원자력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거대 실험 장비를 통해 만든 원천 자료는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재권 문제로 한정해서 보면 한국이 원전을 짓고 운영하는 기술은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합의 내용이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측면이 있는데
“불합리하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미국의 현 관세 정책도 불합리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보단 미국 시장 진출이나 제3국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을 4배 확대하겠다고 했고 그러려면 원전을 매년 10개씩 300개 지어야 하는데 오랜 기간 신규 원전을 짓지 않은 미국 원전업계는 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다. 미국도 우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학회장은…
△1962년 경기 포천 출생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박사 △미국 버클리대 박사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기획팀장·연구관리부장·정책연구부장·소통협력본부장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겸임교수 △한국과학기술지주 이사회 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