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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규제 기조의 바탕에는 프랜차이즈 관계를 단순한 ‘갑과 을’ 구도로 인식하는 시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실제로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니다. 양측은 각각 독립적인 사업자이며, 계약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기업가적 파트너다. 본부는 브랜드 자산과 운영 매뉴얼,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하고, 가맹점은 자본과 점포운영을 위한 비용을 투입한다. 즉, 이 관계는 B2B 기반의 상호적 협력 관계다. 본질을 무시한 채 본부를 고용주처럼 규제한다면 정책적 오류를 피하기 어렵다.
물론 현실 속에서 가맹점주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거나 일부 본부의 불공정 행위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 문제는 균형이다. 본부 고유의 경영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신규 투자와 브랜드 관리가 위축되고, 이는 곧 가맹점 매출 감소와 소비자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본부의 혁신 투자가 촉진되면 브랜드 가치가 강화되고, 그 성과가 다시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환류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프랜차이즈 체질 개선형 정책이다. 우선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 체결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가맹 희망자가 창업 전에 접하는 정보공개서의 신뢰성과 표준화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창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규제 중심이 아닌 자율적 상생 모델을 유도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예컨대 본부가 가맹점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거나 ESG 활동을 함께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이다.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과를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규제보다 지속성이 높다.
셋째, 프랜차이즈를 글로벌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는 비전이 필요하다.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외식 브랜드, 무인화·스마트화 시스템을 접목한 편의 서비스 등은 해외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가 수출 지원과 현지 진출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한국형 프랜차이즈는 ‘K푸드’, ‘K뷰티’와 더불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한국 유통과 서비스 생태계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축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비전이다. 정부가 갈등 조정이나 규제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의 미래를 뒷받침하는 성장 정책으로 전환한다면 프랜차이즈는 내수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은 함께 성장을 만들어내는 동반자이며, 그 동반 성장이 곧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된다. 정책의 프레임을 보호에서 성장으로, 갈등 관리에서 미래 지향적 산업 육성으로 바꿀 때, 한국 프랜차이즈는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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