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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마는 한반도 상공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장기간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지난 13일 이후 한반도 북쪽 상공에 정체한 절리저기압이 차고 건조한 공기를 불어넣었고, 남쪽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머물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두 공기가 오랜 시간 팽팽하게 맞서면서 극한 호우를 쏟아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이 같은 비 구름대는 이날 자정쯤부터 점차 점차 수도권과 강원도로 옮겨갔다. 간밤 경기 북부에서는 시간당 104㎜에 달하는 강한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강원도에 내려진 호우특보를 모두 종료했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강수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보여 중부지역도 오늘 장마가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마는 끝났지만 강한 소나기에는 주의해야겠다. 한반도에 남은 수증기와 낮 동안 기온이 오르면서 오는 22일까지 내륙 곳곳에서는 시간당 5~60㎜의 소나기가 예보됐다. 이 예보분석관은 “최근 10년간 6~8월 시간당 80㎜의 강수 빈도를 보면 장마가 종료된 후에도 강한 잠재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강하게 내리는 소나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가 그친 뒤에는 극한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 장마 직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에 중심을 둔 채 점차 확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하며 한반도 위를 한 번 더 덮을 경우 더욱 강한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예보분석관은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열대 대류가 나타나고 있어서 이로 인한 변동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폭염 시기 서울에서는 한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르며 매우 덥겠다. 여기에 남쪽의 수증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며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이로 인한 체감온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예보분석관은 “장마 피해를 복구할 시기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야외작업을 할 때에는 온열질환에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