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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티, 팍스로비드 제한된 위험군 환자 처방 가능한 치료제”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처방 가능한 코로나19 치료제는 제프티”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로는 팍스로비드, 머크(MSD)의 ‘라게브리오’, 길리어드의 ‘베클루리주’, 셀트리온(068270)의 ‘렉키로나’ 등이 있다. 하지만 해당 치료제들은 부작용 위험, 병용금지 등으로 대다수 고위험군 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국산 유일 치료제인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등 변이에 약효가 없어 지난해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그는 “고위험군 환자용 치료제로 팍스로비드가 있으나 병용금기약물을 복용하는 고위험군 환자는 처방받을 수 없어 사실상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고위험군 환자용 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주도로 진행된 일본산 코로나19 치료제도 글로벌 임상 3상 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고위험군 환자용 치료제가 없는 긴급한 상황을 극복할 유일한 대안은 제프티밖에 없다”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고위험군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고위험군 환자는 만 60세 이상자, 만 19세 이상 면역저하자, 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만성 심장질환·만성 폐질환 등 만 19세 이상 기저질환자를 일컫는다.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세계 보건당국이 집중 관리하는 코로나19 환자군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제프티는 종전의 코로나19 치료제로써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시험(경증·중등증 환자 300명 대상)을 통해 유효성(코로나19 12가지 증상)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특히 질병관리청의 요청으로 고위험군 환자의 치료 효과만을 따로 통계 분석한 결과, 평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평소에 복용하던 약을 병용한 고위험군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제프티는 사스·메르스·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제프티 임상 2상 시험 결과 코로나19 주요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평균 4일 단축됐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약 등을 복용 중인 고위험군에서도 특별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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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는 이번 임상 3상은 고위험군 환자를 종전의 120명(저용량군과 고용량군 및 대조군, 각 군당 40명)에서 290명(시험군과 대조군, 각 군당 145명)으로 대폭 늘려 진행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이번 고위험군 임상 대상자는 비입원 환자(외래환자)여서 빠른 대상자 모집에 따른 신속한 임상 진행과 대상자 1인당 임상 비용의 대폭 절감(종전 임상 대비 20%~25% 수준)이 예상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최대한 협조해 조속한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도 계속 추진한다. 앞서 현대바이오는 지난해 4월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해 제프티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1년 넘게 식약처가 검토만 하는 상태다.
그는 “풍토병이 된 코로나19가 주기적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도 효과에 제한이 있는 외국 치료제에만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번 임상 3상을 통해 다시 한번 제프티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은 6월 4주 차 1272명분에서 7월 5주 차 약 4만 2000명분으로 약 33배가 됐다. 그러나 질병청이 올해 상반기 도입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는 총 17만 9000회분으로 전년 동기 34만 1000명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팍스로비드의 5일분 가격은 지난해 10월 1390달러(약 190만 원)로 기존보다 2배 넘게 올랐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설도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