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5억 털렸다"…서민 등친 보이스피싱 피해

이소현 기자I 2022.07.17 11:50:00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범 1만1689명 검거
'010' 번호 둔갑 중계기 적발 3012% 폭증
"원스톱 대응체계 구축…범정부 공동대응"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하루 평균 25억원’

올 상반기(1~6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 규모다. 최근 전화금융사기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전화금융사기 발생·검거 현황(그래픽=이미나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 상반기 발생한 전화금융사기는 총 1만2401건으로 피해 규모는 368억원, 피의자는 총 1만1689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발생 건수는 30.4%, 피해액은 29.5%, 검거인원은 5.9% 줄었다.

전화금융사기 발생 건수가 감소하면서 검거 인원도 줄었지만, 여전히 피해 규모는 월평균 511억원, 하루 평균 25억원(주말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전화금융사기 피해금 편취수법은 계좌이체형에서 대면편취형으로 바꼈다. 이에 국수본은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는 해외 범죄조직원을 중점적으로 단속한 결과 총 267명(구속 85명)을 검거했다.

또 전화금융사기에 핵심적으로 이용되는 범행수단 8가지를 선정해 올해 4∼6월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범행수단 총 3만7226개와 불법 환전금액 585억원을 적발하고, 3627명(구속 213명)을 검거했다. 8대 범행수단은 대포폰, 대포통장,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불법 환전, 악성앱, 개인정보 불법유통, 미끼문자, 거짓 구인광고다.

경찰이 적발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로 고정형 심박스(왼쪽)가 대다수이며, 차량형 이동형 중계기 형태로도 발견된다.(사진=경찰청)
전년 같은 기간 특별단속 결과와 비교하면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010’ 번호로 둔갑시키는 번호변작 중계기는 9679건으로 3012% 폭증했으며, 불법 환전 규모는 585억원으로 88% 늘었다.

경찰은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가 다수의 유심(USIM)칩을 장착한 심박스(SIM Box) 형태에서 휴대전화로 대체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숙박업소 등에 기기를 고정하는 방식(79%) 외에 차량이나 오토바이에 싣고 다니는 이동형 장비(21%)가 다수 발견되는 등 범행 수법이 점차 지능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포통장은 적발대수가 3422건으로 20%, 대포폰은 1만9888건으로 27% 줄었다. 특히 대포폰의 89%(1만7672대)는 알뜰통신사에서 개통됐다. 그 중 선불폰은 작년 2만611대에서 올해 2699대로 급감했는데 이는 선불폰 개통 절차가 강화되는 등 업계의 가정 노력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범죄조직의 의뢰를 받고 각종 구직사이트에 대량의 가짜 구직광고를 게시하고, 게시글을 보고 연락한 사람에게 가짜 근로계약서를 제시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모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은 금융과 통신업계와 협의도 강화했다. 금융기관에 적극적 신고를 요청한 결과 금융기관 직원의 112 신고가 활성화돼 올 상반기에만 670억원의 피해를 예방했으며, 통신업계와 협의해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6만8640개를 중지 조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수사·형사·112·지역 경찰 공동으로 신고접수에서 현장출동 및 피해예방, 피의자 검거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대응체계를 구축했다”며 “검찰, 금융위, 금융감독원 등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화금융사기 예방 안내문(자료=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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