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F32, F33)’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 중 20대 수가 지난 2012년 5만196명에서 지난해 7만5550명으로 50.5% 급증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우울증 환자수는 58만8000명에서 68만1000명으로 늘어나 15.8% 증가했다.
20대 우울증 환자수가 급증한데는 극심한 취업난이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정희연 서울대 보라매병원 교수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40%가량은 우울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초년생이 겪는 직장 적응 스트레스 등에 따른 무력감 역시 20대 우울증이 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남성 우울증 환자는 2012년 18만2000명에서 2017년 22만6000명으로 24.0% 늘었다. 여성은 같은 기간 40만6000명에서 45만5000명으로 12.1% 늘어났다. 매년(2012~2017년) 진료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1배 가량 많았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극심한 경우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특히 중년기 여성들이 폐경 전후에 겪게 되는 호르몬 변화는 생물학 적인 차이 이외에도 사회적 환경 및 기대되는 역할의 차이도 여성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여성이 4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60대 여성 3035명, 50대 여성 1955명 순이었다.
연령대 별 진료현황으로는 70대 이상(16만6000명, 24.4%)이 가장 많았고, 60대(12만2000 명, 17.9%), 50대(11만8000명, 17.3%)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남성은 70대 이상(5만명, 22.0%), 60대(3만7000명, 16.2%), 50대(3만6000명, 16.1%) 순이었고, 여성 역시 70대 이상(11만6000명, 25.5%), 60대(8만5000명, 18.7%), 50대(8만1000명, 17.8%) 순이었다.
박재섭 교수는 “노인 우울증 원인은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사건 등”이라면서 “최근 가족 제도 변화에 따른 독거노인의 증가와 가족 내 갈등 증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진료형태별로 진료비 추이를 보면 지난 2012년 2439억원에서 지난해 3278억원으로 839억원이 증가, 5년 간 34.4 %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입원 진료비는 515억원에서 2017년 604억원으로 17.2% 증가했고, 외래 진료비는 1923억원에서 2674억 원으로 39.0%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