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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 ECB 양적완화 축소…채권시장 변동성 국면 정점 지나”

박정수 기자I 2017.10.27 08:38:11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는 이미 예고됐던 사안인 만큼 시장을 요동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10월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리더쉽 교체, ECB의 QE 축소 등을 앞두고 불확실성 요인이 부각됐는데 이번 조치로 한가지 이슈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고 진단했다.

26일(현지시간)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자산매입프로그램을 9개월 연장하고,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300억유로로 결정했다. 현재 ECB는 매달 600억유로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채권을 사고 현금을 지급하면 시중에 돈이 많아지는 효과를 노려 ECB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 2조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 ECB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 앞서 금융시장에서는 규모로는 월간 200억~400억유로, 기간으로는 6~12개월 연장을 예상했는데 ECB는 시장에서 예상된 규모나 기간의 중간 값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QE 축소를 결정했다”며 “ECB가 예상했던 수준으로 현 QE 프로그램의 기간 연장과 규모 축소를 밝혔다는 점에서 해당 조치 자체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드라기 총재가 이번 QE 축소의 성격을 여전히 열린 결말의 형태로 둔 것은 이번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커진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이번 결정 이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능한 금융시장을 자극하지 않고 기대에 부합하려는 뉘앙스를 지속적으로 남겼다. 물가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근원물가와 임금상승에 고무적인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고,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는 유로존보다 빠르다”는 언급을 통해 유로화 가치 상승을 의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또 “대부분 위원들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열린 형태(open-ended)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말해 여전히 ECB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10월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Fed의 리더쉽 교체, ECB의 QE 축소 등을 앞두고 불확실성 요인이 부각됐는 데 이번 조치로 한가지 이슈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며 “이번 주 혹은 이달 말이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극대화되는 시기라는 기존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며, 최근 단기간에 걸친 금리 상승은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내적으로도 10월 금통위 이후 불거진 금리 상승 역시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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