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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 플래티넘 시승기 - 아메리칸 프리미엄 크로스오버의 아이콘

김학수 기자I 2017.03.02 07:23:12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캐딜락의 변화는 주력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세단 라인업은 물론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명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크로스오버에도 전해지고 있다. 캐딜락의 변화를 품고 CT와 XT로 대표되는 새로운 네이밍 시스템을 적용한 중형 크로스오버 XT5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모델이다.

사실 XT5는 지난해 출시된 모델이지만 또렷한 출시 시기와 동 떨어진 마케팅, 홍보 활동과 기대감을 불어 일으키지 못한 공개 타이밍 등 제대로 된 대외 기대 효과를 얻지 못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존재였다. 어쩌면 XT5는 캐딜락의 마케팅, 홍보가 얼마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가장 잘 알려주는 모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2017년 2월 캐딜락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크로스오버 XT5 플래티넘을 경험하게 됐다.

캐딜락 XT5은 기존의 캐딜락 SRX에 비해 차체 크기를 소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SRX 대비35mm를 줄인 4,815mm의 전장과 전폭 역시 소폭 줄여 1,905mm로 끊었다. 대신 1,705mm로 늘어난 전고(+40mm)와 50mm가 늘어난 2,857mm의 휠 베이스를 통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체중은 2,030kg으로 기존 모델 대비 60kg를 덜어내 경량화에 대한 캐딜락의 의지가 돋보인다.

유럽의 세그먼트 구분 기준과 미국의 세그먼트 기준이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만큼 XT5의 체격을 살펴보면 직접적인 경쟁 모델을 고려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6,580~7,480만원에 위치한 캐딜락 XT5의 가격적인 부분으로 고려한다면 볼보 XC60이나 BMW X3 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당당한 존재감이 돋보이는 캐딜락의 크로스오버

캐딜락 XT5는 최근 캐딜락의 디자인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과거부터 이어진 긴장될 정도로 날카로운 엣지감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세련되고 더욱 고급스러운 터치가 더해지며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선사한다. 전체적인 실루엣을 살펴보면 과거 타협이라고 찾아볼 수 없던 기존의 캐딜락 디자인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캐딜락 고유의 프론트 그릴과 다이내믹한 그래픽을 완성하는 LED 헤드라이트와 당당한 감성이 돋보이는 엠블럼이 자리한 당당한 감성의 프론트 그릴이 우수한 균형감과 다이나믹한 감성을 동시에 품게 됐다. 이를 통해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그리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헤드라이트 끝에서 시그니처 라이팅을 살짝 아래고 끌어 내린 CT6 스타일의 디테일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다만 아직도 월계수가 빠진 브랜드 엠블럼에 아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캐딜락의 디자인이 월계수가 없는 엠블럼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고 새로운 엠블럼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은 편이며 특히 젊은 고객들에게 기존 엠블럼 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SRX가 지나치게 쿠페라이크 실루엣을 추구했다면 XT5는 보다 정형적인 크로스오버의 실루엣을 강조했다. 대신 측면에는 상승감이 돋보이는 시그니처 라인을 적용하여 점진적으로 긴장감을 강조하는 디테일을 활용하여 시각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전장이 짧아지고 전고가 높아지면서 자칫 껑충하게 보일 수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우수한 균형감이 돋보였다. 여기에 20인치 폴리쉬드 알루미늄 휠 역시 디자인에 힘을 더한다.

SRX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XT5의 후면 디자인은 더욱 세련된 실루엣과 라인처리 그리고 섬세한 표현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캐딜락 고유의 균형감과 레이아웃을 유지한 상태로 더욱 고급스럽게 다듬은 세로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긴장감과 함께 예리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여 젊은 소비층의 시선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

디자인의 전환점을 맞이한 XT5

캐딜락은 ATS와 3세대 CTS를 통해 GM 그룹 전반에 걸쳐 적용되었던 듀얼콕핏 인테리어 DNA의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캐딜락은 곧바로 실내 디자인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CT6와 XT5의 실내 디자인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XT5에 적용된 대시보드는 수평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알칸타라와 고급스러운 가죽을 대거 적용해 안락하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새로운 캐딜락의 인테리어는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의 비중이 높았던 것을 대거 끌어 내리면서 실내의 긴장감을 덜어내는 터치를 자랑하고, 에어밴트를 얇게 성형하여 실내 공간의 일체된 감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캐딜락의 의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CT6와 함께 여유로운 감성이 돋보이는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였고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 디스플레이가 조합된 계기판을 적용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와이드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캐딜락 고유의 큐(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내비게이션의 부재는 아수비게 느껴진다.

실내 공간에 대해서는 역시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전장이 짧아졌으나 휠 베이스와 전고가 높아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만족감이 높아졌다. 크로스오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몸을 지지해주는 안정감이 돋보이며 체형을 가리지 않는 범용성이 돋보이는 시트가 무척 매력적이다. 여기에 키가 큰 운전자라도 레그 룸과 헤드 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센터 암레스트의 높이를 조금 낮췄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한편 휠 베이스가 늘어나면서 2열 공간의 매력이 돋보인다. 그 동안 캐딜락의 차량들이 모두 2열 공간이 다소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넉넉한 헤드 룸과 평평한 2열 바닥과 넓은 레그 룸에서 오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여기에 풍부한 쿠션감이 돋보이는 시트는 크기도 넉넉하여 장시간 주행 및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에도 체감적인 만족감이 우수해 보였다.

캐딜락 XT5의 실내를 살펴보면 지나치게 거주 공간에 집중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제한된 크기를 가진 차량에서 실내 거주 공간에 무게를 둔 만큼 트렁크 공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공식 제원 상으로는 850L로 표기되어 있으나 AWD 시스템 및 2열 공간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 만큼 막상 눈으로 보여지는 공간은 다소 좁아 보인다. 대신 2열 시트를 40:20:40 비율로 폴딩해 최대 1,784L의 적재 공간은 분명 만족스러운 요소다.

XT5를 이끄는 GM 최신의 파워트레인

캐딜락 XT5 보닛 아래에는 GM 최신의 파워트레인이 담겨있다. V6 3.6L 직분사 엔진은 최고 출력 314마력(@6,600RPM)을 내며 토크 역시 5,000RPM에서 37.4kg.m으로 같은 엔진이 탑재된 CT6 대시 소폭 하양 조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V6 엔진이 내는 힘은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GM의 차세대 8단 자동변속기와 트윈 클러치를 탑재한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국내 공인 연비는 8.9km/L(복합 기준, 도심: 7.7km/L 고속: 10.9km/L)이다.

캐딜락의 감성이 돋보이는 여유로운 크로스오버 XT5

캐딜락 XT5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맞기면 여유롭고 안락한 착조감이 돋보이는 시트에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리어 뷰 카메라 미러를 활성화시켜 쾌적한 시야를 확인했다. 이는 XT5 플래티넘 모델만의 고유한 매력이라 할 수 있으며 처음에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다소 낮은 점이 아쉽지만 차체 혹은 시트에 구애 받지 않은 넓은 시야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가솔린 엔진의 정숙한 감성이 전해진다. 정숙성 속에서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ATS, CTS 계열과 달리 XT5는 진중한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터보 엔진이 아닌 일반 자연흡기 엔진의 혜택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실내 공간의 안락함을 위해 다양한 고민의 결과로 느껴졌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기민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점진적 가속이 돋보인다. 차체 무게도 제법 나가는 편이고 차체가 세단이나 쿠페가 아닌 크로스오버 모델의 특성으로 느껴진다. 폭발하는 듯한 가속감은 아니지만 발진 순간부터 고속 영역까지 단 한 순간도 버거워하거나 지치는 기색 없이 꾸준한 가속이 전해져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정지 상태부터 시작된 정숙성은 고속 영역에서도 꾸준히 이어진다.

곧바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운전자의 의도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RPM을 끌어 올리기 시작하면 사라진 줄 알았던 캐딜락의 크고 날카로운 발톱이 느껴진다.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한 XT5는 캐딜락 CT6와 마찬가지로 엔진 회전 수 상승에 따라 박력 넘치는 엔진 회전 질감과 강렬해지는 사운드 등을 통해 질주 본능을 돌출시킨다. XT5는 이런 변화로 운전자에게 엑셀레이터 페달을 더욱 깊게 밟도록 말초 신경을 자극시킨다.

강렬한 감성을 고 RPM에 숨겨둔 엔진에 맞춰 8단 자동 변속기 역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토크 컨버터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을 앞세운 출력 전달과 변속감을 유지한다. 특히 동력이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감되는 충격은 극도로 억제하는 모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섬세함 역시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차량의 형태가 높고 큰 그리고 무거운 XT5의 차량의 움직임은 둔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막상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 시작하면 꽤나 경쾌한 반응이 돋보인다.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통해 조향 무게감을 덜어낸 덕에 여성 운전자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으며 노면의 정보는 필요한 만큼만 전달하고 불필요한 충격이나 진동은 덜어내 고급스러움까지 만족시킨다.

다만 스티어링 휠의 기능 버튼이 너무 많고 스포크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기능에 대한 조작 및 사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아쉽고, 또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 쉬프트의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라 손이 작은 운전자는 제대로 조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향후 연식 변경 및 상품성 개선을 통해 조작성이 우수한 패들 쉬프트를 적용하길 바란다.

차량의 움직임은 크로스오버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캐딜락 고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긴 스트로크의 댐퍼를 적용하여 충분한 롤링이나 차량의 움직임을 허락하는 편이지만 그 끝에는 견고하게 버티는 모습이 전해진다.

개인적으로 드라이빙 모드 중 투어 모드의 서스펜션 반응이 조금 더 하드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반대로 세단이나 쿠페 모델이 아닌 만큼 지금의 ‘여유로운 모습’도 나쁜 감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스포츠 모드에서는 확실히 캐딜락의 컬러를 앞세운다. 한층 긴장감이 돋보이는 하체 반응은 곧바로 스포츠 모델을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포츠 모드에서도 차량의 좌우 롤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점이 느껴진다. 크로스오버인 만큼 조금 더 여유로운 기준이 필요하겠지만 캐딜락이라는 브랜드를 생각한다면 분명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한편 AWD의 경우 주행 모드를 선택하고 활성화 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트랙션을 확보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시승을 하면서 특별히 연비 체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승 시간 동안 누적 연비는 리터 당 10.6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 도심 등 다양한 환경이 반영된 연비로 배기량이나 그 동안의 캐딜락의 연비를 생각해본다면 고성능 가솔린 크로스오버로서는 나쁜 수치는 아닌 것 같았다.

좋은 점: 매력적인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 뛰어난 파워트레인이 만드는 여유로운 주행 성능

안좋은 점: 다소 좁은 트렁크 적재 공간, 부족한 홍보/마케팅

무시할 수 없는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XT5

캐딜락은 꾸준히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이번의 XT5는 탄탄한 출력을 갖춘 V6 엔진과 빠르고 똑똑함을 겸비한 새로운 8단 변속기 그리고 AWD 시스템이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을 과시하고 넓은 휠 베이스와 뛰어난 패키징을 통해 여유롭고 안락한 공간 등 다양한 매력을 품으며 그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 다만, 이러한 좋은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헛발질을 하고 있는 캐딜락 브랜드 스스로가 XT5를 위한 마케팅과 홍보가 무엇인지 철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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