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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자금 봇물..회사채 순발행 전환

피용익 기자I 2007.01.03 10:08:32

기업인수자금조달 목적 큰 발행 잇따라
통화당국 긴축기조에 서둘러 자금조달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지난해 12월 회사채가 3개월만에 순발행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말이 회사채 발행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인수자금 조달이 몰리며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3일 회사채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12월 회사채 발행은 1조5600억원, 만기는 9550억원으로, 총 6050억원이 순발행됐다. 이는 지난 9월 9900억원 순발행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같은 회사채 발행 증가는 대기업들이 기업인수용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채 발행을 거듭한 데다 통화당국의 긴축기조가 확인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서두른 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인수자금용 발행 잇따라
 
12월 회사채 발행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던 것은 대기업들의 기업인수자금용 발행이 잇따랐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금호산업이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13일에는 대우증권이 3000억원을 발행했다. 또 20일 한화가 1000억원 규모를 찍었고, 27일에는 신한금융지주회사가 5000억원을 발행했다. 모두 기업인수와 관련된 발행이었다.



신용등급별로는 AAA급이 5000억원, AA급이 3800억원, A급이 2000억원, BBB급이 45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순발행은 A-급 이상이 4400억원, BBB+급 이하가 1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임종학 나이스채권평가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지수 5000억원을 비롯해 큰 규모의 발행이 많았다"며 "큰 건들은 신한금융(LG카드), 대우증권(대우건설), 금호산업(대우건설) 등 기업인수용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도 "12월 회사채 발행 시장의 특이점으로는 신한금융지주, 대우증권 등이 기업인수용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대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사업확대, 기업인수 등을 위해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며 "예전에는 12월에는 발행이 주춤하고 연초에 많았는데 올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저점 확인 심리도 가세
 
기업인수 자금조달용 발행을 주도한 A-급 이상을 제외하더라도 12월 BBB-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은 1650억원으로, 지난 9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였다. BBB- 이하의 순발행은 9월 2950억원, 10월 500억원에 이어 11월에는 39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었다.
 
통화당국의 유동성 흡수 의지가 재차 확인되고 있고,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이처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부추긴 것으로 지목됐다.
 
공동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인수자금용으로 발행된 몇 건들을 제외한다면 아무래도 금리 변수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부추겼을 것"이라며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금리 저점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발행을 서두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신근 한국채권평가 부장은 "이번달에는 신한금융지주, 대우증권 등 주식인수자금용 발행이 눈에 띄었지만, 이밖에도 금호산업, 한화, 하이닉스 등 최근 부진했던 BBB급 회사채 발행도 많이 늘었다"며 "통화당국이 유동성을 조이다보니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발행하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최근 회사채 시장은 통화당국이 긴축 기조를 계속 가져갈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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