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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 이행 압박 거세지는데…추가관세·통상공백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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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선 기자I 2026.08.16 16: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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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행 늦어지자 美 압박 고조…추가 관세 맞물려
여한구 돌연 면직에 협상 연속성 부담…김정관 예정 없던 방미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대미 투자의 속도를 높여 미국의 추가 관세 압력을 막아야 하는 정부의 통상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재촉하는데다 추가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든 상황에서 그간 협상을 이끌어온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경질로 협상 공백까지 생기면서다.

정부로서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빠르게 구체화해 미국의 이행 압박을 낮추는 동시에 지난해 협상에서 확보한 ‘15% 관세선’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으로, 16일 김정관 장관이 예정에 없던 미국 방문길에 오른 것도 이 같은 악재가 동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산업부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달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참석 이후 약 3주 만에 미국으로 향했다. 애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나 대미 투자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하게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간 통상·투자 협력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간 통상·투자 협력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이 중 현금 투자 성격이 강한 2000억달러 투자는 양국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집행한다.

하지만 투자 프로젝트 선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실정이다. 정부는 연내 첫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나 미국은 외교 채널 등을 통해 신속한 투자 이행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 각료 중 외교부 장관에 이어 김정관 장관을 만난 것을 두고 미국이 대미 투자 이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한-미 정부간 합의에 따른 20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전날 관련 부처 관계자를 소집해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진다.

대미투자 1호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의 6.4GW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198억달러(약 29조원)에 수준이다.

다만 아직 투자 대상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미국 측과 사업 추진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미국의 투자 이행 요구가 관세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미 강제노동 제품 사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과잉생산 관련 조사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지난해 한미 무역합의에서 정한 15%를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미 통상 협상을 실무적으로 이끌어온 통상교섭본부장의 갑작스러운 공백 역시 협상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직권면직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면직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한미 관세 협상과는 무관한 사안으로 알려졌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미국과 세부 협상을 벌여야 하는 시점에 협상 실무의 한 축이 사라진 상황으로 후임 인선이 늦어질수록 협상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는 당분간 박정성 통상차관보를 중심으로 비상 업무체계를 가동한다. 김 장관 역시 이번 방미 과정에서 미국 측에 통상교섭본부장 공백과 향후 협상 체계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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