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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부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는 엇갈렸다. 전기차 연간 등록대수는 2021년 10만355대에서 2022년 16만4324대로 63.74% 급증했다가 지난해 16만2507대로 전년보다 1.11% 줄며 성장 정체기를 맞은 상태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2021년 23만9971대에서 2022년 27만4282대로 전년 대비 14.30% 늘었고, 지난해에는 39만0898대로 전년보다 더 높은 42.52%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만 봐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인기는 뚜렷하다. 현대차가 올 1분기 국내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는 총 3만3068대로 전기차 판매대수(6906대) 보다 5배 가량 많았다. 국내 총 판매량인 15만9967대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67%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총 13만7871대 중에서 36.6%인 5만493대가 하이브리드차였다. 전기차 판매량(1만6649대)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수입차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총 2만5908대로서 내연기관과 전기차 등 연료 모델별 비중 중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5%로 1분기 기준 처음으로 가솔린(휘발유)차 판매량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하이브리드차가 1만9763대 판매하며 전체 점유율 32%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 효율이 더 좋은데다 전기차보다 가격도 저렴해 각광을 받고 있다”며 “특히 미국 등 주요국에서 전기차 전환에 속도 조절에 나서고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감소 추세와 맞물리며 이제는 전기차 대체제를 넘어 대세 차량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를 맞아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차 관련 투자 늘리며 신차 출시를 확대하는 등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도 지난달 부산공장에도 향후 3년간 하이브리드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교체 비용으로 118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G모빌리티도 지난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모터 개발을 위해 각각 120억씩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시장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최근 친환경 차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은 브라질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그룹, 토요타 등이 하이브리드 생산을 위한 ‘조’ 단위 투자계획을 줄지어 밝힌바 있다.
투자뿐 아니라 신차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는 높은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목적 차량(MPV) 라인업에서 처음으로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난달 처음 출시했다. 앞서 레저형 차량(RV)지만 승합차 계보를 잇고 있는 기아 카니발도 지난해 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연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2세대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KG모빌리티도 현재 내연기관과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구축한 토레스 차량의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