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돌아온 바둑알 초코, 왜 사라졌었나요?

김무연 기자I 2021.01.16 11:00:00

롯데제과에서 생산하다 2000년 후반 단종
매출 비중 크지 않아 설비 교체 때 자연스럽게 배제
어린이 안전 문제로 단종은 루머… 사실무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1980~1990년 아이들에겐 놀거리가 부족했다. 스마트폰은 커녕 컴퓨터도 보급되지 않았던 그 시절이라 연습장을 찢어 오목을 두는 등 자신만의 DIY 장난감을 만들곤 했다.

당시 제과업체들은 이 점을 노려 과자와 놀이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하곤 했다. 해당 제품들은 업체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1980~1990년대 어린 시절을 경험한 사람들의 추억 한 편에는 여전히 인상 깊게 자리 잡고 있다.

CU 미니바둑(사진=BGF리테일)
그 중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미니 바둑’이다. 미니 바둑은 바둑알을 연상시키는 하얀 초콜릿과 까만 초콜릿을 바둑알통 모양의 용기에 담은 제품이다. 초콜릿과 더불어 바둑판을 축소시킨 종이도 넣어뒀다. 아이들은 바둑 또는 오목을 즐기면서 초콜릿도 먹는 일석이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매대에서 사라졌던 ‘미니 바둑’은 올해 다시 출시됐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7일부터 ‘최강 미니바둑 초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CU는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최강 미니바둑 초코’ 상품의 사진을 게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완전 추억 돋는다”, “예전에 많이 샀는데”라는 댓글을 다는가하면 지인들을 거론하며 “얘들아 기억하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간 식품업계에 불어닥친 복고 열풍으로 추억의 과자들을 재출시 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은 2019년 단종된 지 7년 만에 ‘베베’를 ‘배배’로 상표를 바꿔 재출시했다. 롯데제과 또한 추억의 ‘껌 3대장’ 중 하나였던 후레시민트를 올해부터 다시 내놓았다. 후레시민트는 2017년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사실 ‘미니 바둑’의 원조는 롯데제과다. 롯데제과는 해당 제품을 2000년대 후반 쯤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추억 속의 제품이 갑작스레 자취를 감추자 네티즌 사이에선 소문이 무성했다. 그 중 가장 유력하게 퍼진 설이 ‘미니 바둑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바둑알을 초콜릿으로 착각해 삼키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롯데제과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이 아니었다”라면서 “제품을 생산하던 공장 기계를 새롭게 교체하는 과정에서 실적에 도움이 안되는 제품 생산라인을 자연스럽게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CU는 식품제제사 코코인터네셔널에 의뢰해 해당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최정태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짝꿍, 논두렁 등 CU에서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린 레트로 스낵들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데 힘 입어 미니바둑 초콜릿을 선보이게 됐다”라며 “바둑판이 동봉되는 등 맛과 구성이 업그레이드된 추억의 상품으로 출시 일주일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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