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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제약사들은 국내에서 1000억~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 미국과 유럽계 주요제약사들이 국내에서 평균 3000억원대에서 많게는 7500억원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이 정도라면 국내 제약사 매출 기준 10~20위권에 해당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계 제약사들은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유럽이나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들보다 작지만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텔라스, 다케다, 에자이 등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들이 전년 대비 5~10%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일본계 제약사 중 국내 매출 1위인 아스텔라스는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하루날디’, 과민성방광치료제 ‘베시케어’, 전립선암치료제 ‘엑스탄디’ 등 비뇨기질환 대표의약품과 당뇨병치료제 슈글렛 등을 앞세워 지난해 3분기 기준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일본계 제약사 중 처음으로 국내 매출 2000억원을 넘긴 곳으로 2017년에 27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최대 제약사 다케다는 지난해 3분기 438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8.9% 늘었다. 다케다는 희귀의약품이 강점인 영국계 샤이어를 65조원에 인수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올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치료제 ‘아리셉트’, 항암제 ‘렌비마’, 뇌전증치료제 ‘파이콤파’ 등을 앞세운 에자이는 전년대비 4.1% 늘어난 270억원 매출로 지난해 분기 매출 3위를 기록했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면역항암제 ‘옵디보’를 보유한 오노, 점안제가 강점인 산텐이다. 오노는 2017년 3분기 매출 2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45억원으로 6배 이상 매출이 올랐고 같은 기간 산텐은 155억에서 201억으로 29.2% 늘었다.
이들 일본계 제약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 무기는 신약이다. 하지만 일본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채 20년이 되지 않았다. 일본은 1980년대만 해도 제약사 수 2000여개가 복제약에 의존해 경쟁하는 형태였다. 제약사들이 살 길은 의사와 약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했고 제약사들도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시도, 2000년대에는 제약사 수가 300여개로 줄었다. 일본계 제약사 중 국내 1위인 아스텔라스의 경우 1894년 설립한 후지사와약품공업과 1923년 설립한 야마노우치제약이 2005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한 일본계 제약사 임원은 “업체 수가 줄어들고 제약사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났다”며 “R&D 투자가 늘면서 신약개발에 성공했고 이 약을 수출하면서 다시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