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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발 긴축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실적모멘텀마저 약화되면서 외국인 매도세도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미국 정책 변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달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확실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계기로 지수 반등이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 코스피, 美 금리 정책 불확실·보호무역에 ‘휘청’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2300선 중반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27일 2480선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주의에 대한 우려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2400선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이 매도 강도를 높이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30일 이후 2조 5800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선물 시장에서도 3만 6000계약을 순매도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미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취임 이후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하원 증언에서 다소 매파적 발언을 했던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단 신호도 없다”며 기존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보탰다. 발언이 오락가락했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전망을 세 차례로 점치며 연준과 키맞추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입산 철강(25%)과 알루미늄(10%)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화정책을 변화시킬 또 하나의 변수다. 금리 결정 투표권이 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관세 부과는 미국 물가를 높일 수 있어 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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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FOMC 전후로 반등 기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겠지만 FOMC 회의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중순까지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수 있지만 이후 코스피는 상승 추세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21일 열리는 FOMC회의에서 연준이 올해 네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는 한 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변동성 추가 확대는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연초 실적 하향 조정은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경기가 향후 추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단 점에서 예년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관세청이 발표한 2월 수출을 보면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대비 4.0%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실적 전망치의 상향 조정 시점과 회복 강도가 코스피 상승 추세 복귀 시점을 결정지을 전망”이라며 “외국인 매매패턴도 실적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특히 4월부터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