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지난 10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117930)에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면서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3일에도 전일대비 1.58%(550원) 내린 3만 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한 데 대해 증권업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증자 참여로 앞으로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올해 지배주주순이익 흑자전환이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한진해운은 연간 350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과 원화 강세 시 외환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인해 48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순이익 흑자전환이 늦어지고 재무구조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가능성 우려가 계속될 수 있다”며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대한항공 재무구조도 더욱 나빠질 수 있어 주주가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민사회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대한항공의 부실 계열사 지원은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논평에서 “대한항공 스스로도 재무개선이 시급하고 에쓰오일 지분 매각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 현금을 부실 계열사 지원에 낭비해선 안된다”며 “대한항공이 계속해서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면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유동성 위기를 그룹 전체로 확산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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