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성택 숙청 후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로 떠오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접적인 후원 속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최측근이 되고 군부를 장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일은 생전 최룡해를 불러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의 손을 직접 잡아주면서 아들을 잘 보좌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18일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최룡해를 아저씨처럼 여기고 의지하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런 얘기는 ‘장성택의 사람’으로서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군 최고 실력자가 된 것이 김정일의 ‘유지’에 따른 것임을 시사한다.
아울러 김정일이 최룡해에게 정권 보위에 가장 중요한 군을 맡긴 것이 자신의 사후 후견인 역할을 할 장성택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 정부 소식통은 “최룡해가 장성택의 사람이라는 점은 틀림없지만 그가 총정치국장이 되고 나서 둘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서로 견제를 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최룡해는 김정은의 등장과 동시에 승승장구했다.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 불과하던 그는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돼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한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 때 중앙으로 진출해 노동당 비서,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 등 요직을 꿰찼다.
하사관 출신으로 군 경력이 거의 없는 정통 당료 출신인 최룡해는 이때 군 대장 계급장을 달며 군권 장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대북 소식통은 “최룡해가 대장이 되기 전 군 고위층 내부에서 인맥을 쌓고, 군사 지식을 익힐 수 있게 김정일의 지시로 고급 장교 양성 기관인 김일성종합군사대학에 다녔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010년 최룡해를 군 대장으로 임명했을 당시 이미 그를 김정은 시대 군 총정치국장으로 세우려는 구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룡해가 김정일 위원장의 총애를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