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석동式 공매도 대처방안 왜 나왔나

유재희 기자I 2012.05.28 15:19:14

“공매도 악용 시장교란 행위 강력 조치” 강력경고
3분기 대량보고제 도입…일정규모 세력 파악 나서

[이데일리 유재희 박수익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주식 공매도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매도로 인해 시장이 교란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공매도 세력 파악에 들어간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로 인해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공매도를 악용해서 시장에 교란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유로존 위기로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일부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악용 사례가 나타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068270)의 경우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면서 전체 거래량의 20%를 넘긴 적도 있다. 이후 임상시험 실패, 분식회계설 등 근거 없는 내용의 악성 루머들이 퍼지며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셀트리온의 사례와 같이 공매도가 시세 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해당기업과 투자자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공매도가 인위적인 가격 낮추기와 연동이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악용 사례를 막겠다는 금융당국 취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것이 공매도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주요 주체인 외국인의 경우 대부분 주식이 싼 주식을 매수(롱)하고, 가격이 높은 주식을 빌려와 공매도(숏)하는 롱숏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공매도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매수 세력도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종목별로 공매도가 많이 유입됐을 때 주가가 하락했는지 상승했는지를 살펴보면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며 “결국 종목별, 케이스별로 상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달에도 공매도 거래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공매도거래대금은 총 3조1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1월~4월 월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3조2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평균 수준이다. 공매도가 지수 변동성을 확대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1차적으로는 `대량 공매도 포지션 보고제도` 등을 통해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는 만큼 당장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공매도의 거래주체와 대상종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며 “앞으론 일정규모 이상의 공매도 잔액을 갖고 있는 투자자와 종목에 대해선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대량 공매도 포지션 보고제도는 일정수준 이상의 공매도 잔액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는 것이다. 특정 주식의 5% 이상 보유하고 있을때 공시의무가 부과되는 `5%룰`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일반투자자들도 특정종목에 대해 누가 공매도 잔액을 쌓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고, 공매도 잔액 보유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대처를 할 수 있게된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공매도 정보를 확보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향후 불공정행위 발생시 증거자료로 쓸 수 있게 되면서 공매도 악용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량공매도 포지션 보고제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가에서 공매도 거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제도다. 현재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의무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고기준 비율과 보고대상 등을 확정해 올 3분기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강송철 연구원은 “바람직한 제도의 도입으로 볼 수 있다”며 “공매도 및 대차잔고 관련 데이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감시를 위한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관련기사 ◀
☞[마감]코스닥, 사흘 만에 하락..`남북경협株 급등`
☞[마감]코스닥, 외국인 매수에 급반등..`무선충전株 급등`
☞셀트리온, 종합독감 치료제 비임상 개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