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미국 텍사스주의 시골 마을에서 한 일부다처 종교단체가 집단 거주하면서 미성년자 중혼(重婚), 성폭행, 가정폭력 등을 되풀이해 온 사실이 경찰의 수색으로 계속 드러나고 있다.
텍사스주 경찰은 지난 7일부터 수색 작업을 벌여 온 텍사스 서부 엘도라도에 있는 일부 다처 종교단체 '원리주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FDLS)' 거주지에서 139명의 여성과 416명의 아이들을 구출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주 경찰은 지난 5, 6일 이틀간 수색을 거부하는 종교단체 측과 대치했었다.
FDLS는 지난해 70명이 넘는 부인을 둔 교주 워런 제프스(Jeffs)가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으며 외부에 알려진 종교단체. 이름에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란 명칭이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몰몬교와는 무관한 사교 집단이다.
경찰이 구출한 아이들은 모두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였다고 지역 신문 샌 앤젤로 스탠더드 타임스는 전했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누구인지 모르거나, 여러 명의 여성을 어머니라 부르고 있었다. 또 구출된 10대 소녀 중 10여 명은 임신한 상태였다.
이곳에 사는 소녀들은 나이 많은 남성과 강제로 '영적인 결혼'을 해야 했다. 또 아이를 갖기 위한 목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받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사실상 감금당한 상태여서 거주지를 벗어날 수 없었으며, 폭력과 폭행도 빈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 지역 가정폭력센터에 전화를 건 16세 소녀는 "3년 전 49세 남편의 7번째 부인이 됐다"며 "남편은 화가 날 때마다 날 때린다. 갈비뼈가 몇 개 부러진 것 같다. 아기를 안고 있는 다른 여자의 가슴을 때리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소녀의 이름은 구출된 139명의 여성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이 소녀의 행방을 계속 추적 중이다.
교주 제프스가 만든 노래 '시온을 그리워하며(Yearning for Zion)'에서 이름을 따 'YFZ 목장'으로 불리는 거주지에는 건물 높이가 25m에 달하는 거대한 사원과 치즈 공장, 시멘트 공장 등까지 갖춰져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텍사스 법원이 공개한 피해 소녀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사원 안에는 17세 이하의 어린 소녀들이 17세 이상의 남성들과 '성적(性的) 의식'을 치르는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 경찰 수색을 통해 12~13세 소녀가 중년 남성과 중혼(重婚)한 기록, 10대 소녀들의 출산기록 등도 발견됐다. 16세에 4명의 아이를 낳은 소녀도 있었다. 린 맥패든(McFadden) 텍사스 가족보호국(FPS) 조사관은 "소녀들은 머리를 자르고 화장을 한 뒤 다수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며 "소년들도 성인이 되면 어린 소녀들과 영적인 결혼을 하고 성범죄자가 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