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배장호기자] 2006년 새해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굴만한 이슈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삼성증권(016360)은 14일 ▲미국 연방기준금리 방향키를 잡고 있는 연방준비위원회(FRB)의 결정,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매각 문제 △고령화 사회 도래에 따른 업종지도 변화, ▲히트상품 찾기, ▲갈수록 중요해지는 기업 브랜드 가치 등 5가지를 꼽았다.
◇긴축이냐 중립이냐
올해 글로벌 증시의 최대화두였던 미 연준리의 금리 결정문제는 내년에도 최대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올해로 임기를 마치는 그린스펀 의장의 뒤를 잇게 될 버냉키의 정체(?)를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경수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에도 글로벌 증시의 최대 화두 역시 '긴축'이 될 것이며, 초점은 당연히 미국 금리 인상 방향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긴축드라이브의 종착점으로 추정할 수 있는 중립적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삼성증권은 대략 4.5~5.0%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목표금리가 4.5~5.0% 수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분기에 '중립 vs 긴축' 논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내년 하반기에는 미 연준리가 추가긴축을 통한 경기둔화위험과 인플레 위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큰데, 이 연구원은 연준리가 경기둔화 위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물가수준이 이미 연준리의 물가전망 범위 상단에 도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기 연준리 의장인 버냉키에 대한 불확실성도 관심거리다. 이경수 연구원은 버냉키가 '물가목표제'와 '글로벌과잉저축'을 중요 논제로 내세우는만큼 선제적 금리정책보다는 상황적 대응논리와 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붐과 정부지분 매각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증시 공급측면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정부지분 매각'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수요자 일방의 파워게임은 내년 거물급 공급자의 등장으로 빅매치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라며 "증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공급은 한번에 쏟아질 위험이 있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지분 매각의 규모와 시기는 충분한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시수요측면에서 투자붐이 본격화될 것인가 하는 점도 관심사다. 황 연구위원은 "'소액 적립식펀드 →거액주식형펀드 →직접 주식투자 →보험설계사의 펀드 방문판매'까지 투자 붐이 확산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 환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올해 신규 설정이 집중됐던 2월, 4월, 9월, 10월의 고비를 원만히 넘기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무르익는 고령화 사회
올 12월부터 퇴직연금제가 본격 시행되고 제약 바이오 등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등 바야흐로 고령화사회에 대한 관심은 내년 증시에서도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있던 노후대비 자금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계자산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공적연금 등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황연구위원은 "인구의 고령화는 결국 저성장 저금리 등 경제구조 및 조기 은퇴라는 사회적 변화와 맞물리면서 금융 자산관리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 '웰빙' '바이오'로 대변되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내년에도 증시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했다. 황연구위원은 "급속한 노령인구 증가로 GDP 대비 의료비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여기에 전세대에 걸친 웰빙에 대한 욕구까지 가세하며 제약 및 헬스케어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히트상품 트렌드는?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황우석과 줄기세포, 청계천, 이종격투기, 삼순이, 블루오션, 이순신, 네비게이션, 슬림폰, 요가'. 이상은 삼성증권이 선정한 올해 히트상품 명단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히트상품은 주가 상승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는만큼 미래 히트예감 상품을 미리 예측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올해 히트상품 트렌드를 장기 저성장과 저금리에 따른 노후대비 심리 강화, 건강한 삶 추구와 여가시간 증대에 따른 웰빙 열풍, 개인화와 대중성이 결합된 엔터테인먼트 선호, 디지털 제품의 다양화와 고급화, 과거 회귀 또는 복고적 성향 등 다섯가지로 진단했다.
이어 내년 히트상품 트랜드로 대략 4가지를 전망했다. 우선 완반한 경기회복 기조의 가시화와 함께 구조적 양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고가 상징적 제품'과 중저가 제품의 판매 호조가 병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령 불황에도 불구하고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 인스피리언스(insperience)형 가전제품 등의 성장세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한 웰빙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내년에는 '웰빙의 생활화, 고급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가격문제로 실패했던 웰빙상품들이 내년에 다시 상품화할 가능성도 크다. 구체적으로는 주문형 아파트, 가정용 보안서비스, 기능성 고급화장품, 케이터링(Catering) 서비스 등을 예로 들었다.
디지털과 모바일의 부흥도 내년에 눈여겨 볼만한 트랜드다. 소니 PS3가 내년 6월에 출시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오랜만에 IT산업 전반에서 히트상품이 속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독일 월드컵이라는 빅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어 디지털TV,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 등의 히트상품 진입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유 연구위원의 전망이다.
◇브랜드가치 뜨는 종목을 선점하라
국가브랜드, 기업브랜드, CEO 브랜드 등 바야흐르 브랜드 가치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내년에는 이러한 기조가 더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브랜드 가치를 구축한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성장가치주로 평가받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브랜드 가치는 주가 벨류에이션의 프리미엄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높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성장가치주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자금의 지중 편입대상이 될 것"이라며 "내년 브랜드 가치시대를 선도할 종목은 매수대상 1순위에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에 브랜드 가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발종목을 미리 발굴하는 것은 투자 판단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오 연구위원은 내년 브랜드 가치 증대가 예상되는 후발종목으로 NHN, 웅진코웨이, 오리온, 삼양사, 메가스터디, 웅진씽크빅, 국순당, 삼익악기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