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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해도 못 번다"…VC 투자, 다시 초기 스타트업으로[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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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26.09.22 0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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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내기주 26곳 중 23곳 공모가 하회…10곳은 '반토막'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 56%↑…AI·딥테크 쏠림 여전

이 기사는 2026년09월21일 16시1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가 길어지면서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 무게추가 다시금 초기 단계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상장 이후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는 '새내기' 주식이 속출하면서 한때 자금이 몰렸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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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깨진 새내기주…코스닥 부진에 회수 부담 커져



21일 투자은행(IB)과 VC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26개사(스팩 합병상장 제외) 가운데 23개사의 주가가 이달 18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곳은 공모가 대비 50% 넘게 하락했다.

지난 6월 코스닥에 입성한 스트라드비젼은 공모가(1만2000원) 대비 72% 넘게 빠졌다. 스트라드비젼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381대 1로 당시 채비 이후 올해 가장 낮았고, 회사는 시장 신뢰 회복을 이유로 희망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달 상장한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50.4대 1로 더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모가를 웃돈 곳은 코스모로보틱스, 마키나락스, 인제니아테라퓨틱스 세 곳뿐이다. 상장만 하면 차익을 낼 수 있다는 프리IPO 투자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IPO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기업 수는 17개(스팩 제외)로 전년 동기(38개)보다 55% 줄었다. 공모금액도 2조2095억원에서 1조1327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연초 LS그룹 계열 에식스솔루션즈가 중복상장 논란 속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한 이후 대기업 계열사들도 상장 일정을 줄줄이 재검토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6월 1000선이 무너지며 연초 대비 하락 전환했고 830선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초기 스타트업이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는 만큼 코스닥 시장의 부진은 VC에게도 큰 고민이 되고 있다. 아울러 코스닥 시가총액 유지요건은 올해 1월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7월부터는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이 당초 예상한 50개에서 150개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퇴출 부담과 중복상장 논란이 겹치며 공모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삼정KPMG에 따르면 VC 회수 가운데 IP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4.3%에서 올해 상반기 37.9%로 커졌다. 회수의 상당 부분을 IPO에 기대는 구조에서 공모시장 냉각은 곧바로 펀드 수익률 부담으로 이어진다. 강인혜 삼정KPMG IPO지원센터장은 "IPO는 상장 승인이나 공모가 극대화로 끝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자금은 다시 초기로…AI·딥테크 중심 '선별 투자'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VC들의 자금이 다시 초기 투자 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는 8조8676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1조8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4% 늘었다. 투자를 받은 초기기업 수도 499개사에서 643개사로 증가했다. 회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장 직전 높은 몸값에 들어가기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지분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반면, 프리IPO 등 후기 라운드에는 자금이 줄고 있는 모습이다. 치료용 암백신 개발사 애스톤사이언스는 올해 시리즈D(프리IPO) 라운드에서 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과거 1500억원 수준이던 몸값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술성평가 탈락 이후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 공모가가 프리IPO 밸류에이션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에 상장 전 단계 기업들이 가격부터 조정하는 모습이다.

다만 모든 초기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건 아니다.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해 1~5월 100억원 이상 초기(시드~시리즈A) 투자는 31건으로 전년 동기(22건) 대비 4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초기 투자 건수는 295건으로 13% 줄었다. 전체 초기 투자금 가운데 100억원 이상 대형 딜 비중은 지난해 50%에서 75%로 뛰었고, 31건 중 17건이 AI·로보틱스 기업이었다. 초기 투자 확대가 생태계 전반보다 AI·딥테크 일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새내기주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돌면서 상장 직전에 높은 몸값으로 들어간 프리IPO 투자금은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반면 초기 기업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어, 상장 시점이 늦어지더라도 수익을 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한창 프리IPO 단계에 자금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다시 초기 스타트업 중 기술적 차별점을 가진 곳들 위주로 자금을 집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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