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가 몰려있는 주간이지만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다음 주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FOMC회의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의 깊게 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되는 만큼 시장은 물가를 확인한 후 방향성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뉴욕장 초반에 독일 분트, 영국 길트 투매로 글로벌 금리에 상승되며 상승폭을 키웠고 2년물 국채 금리도 일본 단기 국채 약세를 쫓아 상승하는 듯 보였으나 후반에는 전세가 달라졌다. 2년, 10년물 관련 스프레드 가래 블록딜에 나오면서 2년물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아시아장 개장 전 미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각각 1bp씩 하락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FOMC 이전에 발표될 미국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PCE 물가에 집중돼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인플레이션이, 인하 폭은 GDP 성장률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될 12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2%, 전년비 2.6%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근원PCE 물가지수도 전월비 0.2%, 전년비 3.0% 상승이 전망된다. 여기서 작년 11월 물가가 3.2%에서 3.0%로 낮아진다면 점차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가까워진다는 판단이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49.8%로 하루 전인 47.2%보다 높아졌지만 50% 미만이다. 그러나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100%에 달한다. 금리 동결 확률이 15.2%에서 0%로 바뀌었다. 연초 금리 인하 기대가 조정되면서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3월에서 5월로 지연된 것이다. PCE물가지표가 시장 예상대로 둔화가 확실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3월 인하 확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4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GDP성장률은 전분기비 연율 2.0%가 예상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나우캐스트는 이보다 높은 2.41%로 보고 있다. GDP성장률과 최근 공개된 소비자 심리지수 등을 고려하면 미국 경기는 여전히 견고한 터라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시장의 기대 만큼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5일(현지시간) 열리는 ECB회의가 매파적인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이 이에 크게 반응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연초부터 ECB위원, 연준 인사 등이 수차례 등판해 ‘매파’ 메시지를 던졌던 만큼 이러한 메시지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대외적 상황을 고려해 이날 국고채 시장도 아시아장에서의 미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겠지만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진 않을 전망이다.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를 기다렸다가 방향성을 찾을 전망이다.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25일 작년 4분기 및 연간 성장률을 발표한다. 시장에 따르면 작년 4분기는 전기비 0.5%, 연간 성장률은 1.3%가 예상된다. 만약 전기비 성장률이 더 높아져 0.7~0.8% 수준에 이른다면 연간 성장률은 1.4% 달성이 충분히 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베이스라인이 높아져 올해 성장률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가 멀어짐을 의미한다.
한은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금리 인하 기대, 수출개선, 물가 둔화 등의 영향이다.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0%로 두 달 연속 0.2%포인트씩 하락해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만큼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39센트(0.52%) 하락한 배럴당 7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비아가 사라라 유전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공급측 우려는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