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곤 디케이 대표는 “삼성전자처럼 협력사와 상생한다는 취지에서 납품대금 연동제 동행기업에 참여했다”며 “관련 법 시행으로 대·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고 공정한 기업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 15년 숙원인 납품대금 연동제가 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업계에선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대·중소기업 간 상생 문화 확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도 안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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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상생협력법 개정안)을 4일부터 시행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을 납품 대금에 일정 수준 반영하도록 연동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에는 연동제가 도입된다. 하지만 위탁기업이 소기업이거나 납품대금 1억원 이하 소액계약, 계약기간 90일 이내 단기계약일 경우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계약 주체 쌍방이 합의할 경우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외 조항이 독소조항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게 미연동 합의를 강요하거나 1억원 이하 소액으로 ‘쪼개기 계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으로 중소기업들의 제값 받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면서도 “법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중기중앙회도 현장에서 법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실태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도 현장의 우려를 감안해 ‘납품대금 연동제 익명제보센터’를 개설하고 정기 실태조사 및 수시 직권조사에 나선다. 탈법행위 적발 시 벌점을 부여하고 3년간 누계 벌점이 5점을 초과하면 공공조달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한다. 벌점과 별개로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한다.
◇동행기업 양·질적 증가세…현장 안착 기대
중기부는 연동제가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연동제를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동행기업이 빠르게 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는 점에서다. 당초 중기부는 연말까지 동행기업 6000개사 모집을 목표했으나 지난달 22일 목표치를 넘겼으며 같은달 27일 기준 참여 기업 수는 총 6533개사(위탁 327개사, 수탁 6206개사)로 늘었다.
동행기업 구성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KT(030200)는 최근 2차 수탁사까지 대상을 확대하며 총 28개사와 연동제에 함께 했고 한화그룹에선 5개 주요계열사가 일제히 동참했다. 디케이처럼 대기업의 1차 협력사가 자사 2차 협력사를 수탁기업으로 지정해 위탁기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계의 숙원을 풀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연동제가 사각지대 없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