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균주 도용문제로 회사의 사활을 걸고 법적공방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끝까지 서로 승소를 장담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양사는 국내 소송을 3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지만 소송 초기부터 흔들림없이 서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보톡스 균주를 훔친 적이 결코 없기 때문에 소송에서 패소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메디톡스도 “메디톡스의 전 직원이 대웅제약으로 이직하면서 보톡스 균주를 훔쳐간 사실이 법정에서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자사의 보톡스 균주 도용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서울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 국내외에서 법적 공방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양사가 전개중인 국내 소송은 빠르면 이달중 일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대웅제약(069620)의 보톡스 균주가 포자를 생성하는 지 여부가 실험을 통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포자는 보톡스 균주와 같은 균류나 식물이 무성생식을 하기위해 만들어내는 일종의 생식세포다.
메디톡스(086900)는 “대웅제약은 훔쳐간 자사의 보톡스 균주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는 포자를 생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경기도 용인 마구간에서 자연상태에 있는 보톡스 균주를 확보했기에 균주가 포자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톡스 균주는 자연상태에서 채취한 경우에만 포자를 생성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톡스 균주의 포자생성 여부는 유무를 명확히 가릴수 있는 사안이어서 실험결과에 따라서 양사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하지만 보톡스균주 포자생성 여부가 조만간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양사는 서로의 주장이 진실이라는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국내 소송은 올해 연말께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국내와는 별도로 양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진행중인 법적다툼은 오는 11월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11월에 메디톡스가 제안한 균류, 유전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ITC 평가위원회에서 양사 보톡스 균주의 동일성 여부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ITC 평가위원회는 양사 보톡스 균주가 같은 종류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체 염기서열 △균주 포자생성여부 △보톡스 균주 생산 관련 일체의 서류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종 ITC의 심의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TC 조사에서는 무엇보다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결과가 양사의 운명을 결정할 전망이다. 양사의 보톡스 균주가 같은 종류일 경우 유전체 염기서열도 100%에 가까운 동일성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신뢰성이 떨어질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앞으로 검사결과에 따라 또다른 논란이 불거질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보톡스 균주의 유전체 염기서열이 어느 정도까지 일치해야 동일한 균주인지를 판단할수 있는 국제적 기준이 없다”며 “인간과 침팬지도 유전체 염기서열이 99% 이상 일치하는데 서로 다른 보톡스 균주라 하더라도 그 이상 수치가 나올 것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해보면 동일 균주인지 아닌지는 바로 구분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메디톡스는 미국 이반 홀박사가 채취한 홀 균주를 국내에 들여와 사용해왔기 때문에 미국 홀균주와 메디톡스 균주, 대웅제약 균주 등 3 종류를 함께 염기서열을 분석해 보면 동일한 종류라는 사실이 입증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미국 홀균주와 메디톡스 균주에 대한 유전체 염기서열 일치율은 99.9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내소송에서 이달에 결과가 나올 예정인 보톡스 균주 포자생성여부와 11월 ITC 평가위원회가 심의하게될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결과가 양사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회사의 명운을 걸고 벌이는 이번 법적 다툼에서 둘중 하나는 회복할수 없는 심대한 타격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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