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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팰리세이드 위력..기아 텔루라이드 11월 국내 출시

남현수 기자I 2019.03.02 08: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오는 11월 한국에 상륙한다. 당초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텔루라이드를 북미에서 론칭한 뒤 북미 시장에서 판매를 하기로 했었다. 국내 출시는 내년으로 늦춰 잡았다. 텔루라이드 출시를 앞당긴 것은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후폭풍이 거세서다.

팰리세이드의 폭발적인 인기로 올해 1월부터 중형 SUV 판매량이 크게 출렁거렸다. 현대차와 한 솥 밥을 먹고 있는 기아차 중형 SUV 쏘렌토 타격이 가장 크다. 쏘렌토는 지난 1월, 전월 동기 대비 판매량이 무려 30% 감소한 3617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팰리세이드 계약이 2월 중순 5만대를 넘기면서 쏘렌토 판매 회복은 불가능한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기아차 판매 딜러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아차 딜러 대표는 “이달 초 열린 딜러 대표 회의에서 일선 판매의 어려움을 전달하면서 텔루라이드 조기 투입을 요구했다”며 “기아차 본사에서도 쏘렌토 판매가 월 5000대 이상 회복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연내 텔루라이드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텔루라이드는 북미 전용 모델로 우선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된다. 해외생산분을 국내 판매하기 위해선 노사 합의 사항에 따라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해외 생산분을 국내 들여온 전례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출시되는 텔루라이드는 쏘렌토를 생산하고 있는 화성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스타렉스를 조립하는 울산 4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간 국내 시장에는 마땅한 대형 SUV가 없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당초 대형 SUV에 대한 국내 수요가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뜩이나 적은 대형 SUV 시장에서 현대와 기아 모두 대형 SUV를 출시하면 제로섬 게임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면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중형 SUV와 준대형 세단 소비자들이 대형 SUV로 몰린 것이다. 현대차의 당초 예상보다 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서너 배 많았다. 이 여파는 기존 탄탄한 수요층이었던 중형 SUV 소비자가 팰리세이드 쪽으로 눈을 돌린 형태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현대 싼타페뿐 아니라 기아차 쏘렌토, 대형 SUV 모하비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차 판매점은 싼타페 판매가 준 것을 팰리세이드가 만회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어 별다는 문제가 없다. 불똥은 기아차 판매 딜러로 튄 것이다.

텔루라이드는 팰리세이드와 형제차다. 파워트레인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거의 대부분을 공유한다. 다만 두 차량의 디자인 콘셉은 꽤 다르다. 팰리세이드가 다양한 편의장비와 공간을 앞세워 도심형 패밀리카를 강조한다면 텔루라이드는 보다 아웃도어에 초점을 맞췄다. 엔진 하부를 보호하는 스키드 플레이트가 장착된 것을 물론 험로 주행을 위한 사륜 구동 시스템과 더불어 트렁크에 무거운 짐을 실어도 뒤가 주저 앉지 않도록 리어 서스펜션의 높이를 조절하는 셀프 레벨링 리어 서스펜션도 장착된다.

텔루라이드는 팰리세이드보다 조금 크다. 휠베이스와 전고는 각각 2900mm, 1750mm으로 동일하다. 전장 5000mm, 전폭 1990mm이 팰리세이드에 비해 각각 20mm, 15mm가 더 길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텔루라이드는 V6 3.8L 가솔린에 8단 변속기를 단일 파워트레인만 판매한다.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대형 SUV=디젤’이라는 공식이 통하고 있어 국내 출시될 텔루라이드에는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2.2L 디젤엔진 탑재 가능성이 크다. 시트 구성은 팰리세이드와 동일하게 3열 7인승 혹은 8인승으로 나온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바탕으로 전좌석에 앉은 승객 모두가 큰 불편없이 장거리를 이동 할 수 있다.

한편, 북미시장에 대형 SUV를 연이어 출시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북미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탈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클 콜 기아차 미국판매법인 수석 부사장은 “텔루라이드는 대담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내장, 강력한 주행성능 등을 모두 갖춘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차”라면서 “텔루라이드가 미국 고객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선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텔루라이드의 출시와는 별개로 올해 3분기에는 신형 6기통 디젤 엔진을 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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