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어코드 2.0 터보..기본기 탄탄,재미도 쏠쏠

남현수 기자I 2018.06.04 08:15:42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혼다 10세대 어코드가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혼다는 이번 출시된 어코드가 기존 40~50대 고객층뿐 아니라 20~30대의 젊은 고객도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10세대 어코드 라인업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2.0 터보 스포츠 차량으로 최고 출력 256마력, 최대 토크 37.7kg.m을 자랑한다. 어느 한 곳 튀지 않는 무난함을 무기로 전세계에서 2000만대 이상 판매된 어코드가 새롭게 어필하는 매력을 시승을 통해서 경험해봤다.

어코드는 저중심 설계를 하면서 전고를 기존 모델 대비 15mm 낮춰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전면 그릴에는 다크 크롬 색상의 혼다 패밀리룩인 ‘솔리드 윙’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횡방향으로 촘촘히 나열된 FULL LED 헤드램프는 그릴과 더불어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한다. 전면 안개등까지 LED로 적용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패스트백 디자인이 적용된 C필러는 차량을 날렵해 보이게 하고 작게 자리잡은 리어스포일러가 스포츠 모델임을 드러낸다. 루프라인은 레이저 용접기술이 사용돼 차량을 더욱 매끈해 보이게 한다. LED 리어 램프는 C자 형태로 구성돼 멀리서도 혼다 차량임을 한눈에 알아 차릴 수 있다. 2.0 터보 스포츠 모델에만 적용되는 19인치 알로이 휠은 투 톤으로 스포티함과 세련된 모습을 동시에 갖췄다. 2.0 터보 스포츠 차량에만 적용되는 빨간색 외관은 어코드가 젊어졌음을 어필하듯 매력적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부드러운 가죽 재질의 적당히 푹신한 시트가 몸을 잘 잡아준다. 핸들에도 부드러운 가죽이 적용돼 그립감이 좋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말랑한 우레탄이 적용되긴 했지만 인조가죽으로라도 마무리를 했으면 실내가 한층 고급스러워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버튼으로 구성된 기어 노브를 처음 마주하면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조작이 매우 편리하다. 시동을 걸고 버튼식 기어 노브를 이용해 기어를 변경해 주행을 시작하면 부드럽게 나아간다. 혼다가 자체 개발한 10단 변속기는 유연하게 변속 된다.

실내 디자인은 수평적으로 구성돼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모습이다. 운전 중에도 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버튼들이 구성돼 있다. 20cm(8인치)의 플로팅 모니터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인식률이 떨어지는 터치 방식이 아닌 물리적인 스위치 방식을 채택해 운전 중에도 정확한 조작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합돼 있다. 디지털 방식의 알피엠 클러스터는 모드마다 변화해 스포츠 모드에서는 터보압을 볼 수 있다. 세단에서 이런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요소다. 3 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핸들 뒤의 패들 시프트의 구성은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한 준비로 보인다.

구불구불한 국도 길을 달릴 땐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한다. 부드러움과 단단함 사이에서 타협한 듯한 하체 세팅은 모난 곳 없이 무난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핸들이 단번에 묵직해지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치고 나가는 재미가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최대 8단까지만 사용하며 고속에서 재가속을 할 때도 힘이 부족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은 고속에서 차량에 안정감을 더한다. 어코드는 실내 정숙성을 위해 3개의 마이크가 탑재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과 방음패키지를 도입했다. 실내 정숙성에 많은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10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정숙하지만 100km/h 이상 고속 주행 시 유입되는 소음은 정제되지 않는 느낌이다.

주행을 하면서 혼다가 말하는 ‘젊은 감각’에 대해 공감 할 수 있었다.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액티브 컨트롤 댐퍼가 적용된 하체와 2.0L 터보 엔진, 10단 변속기는 동급 차량들에 비해 달리는 재미가 있다. 업그레이드 된 혼다 센싱은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72km/h 이상에서 작동되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과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장치(ACC)는 고속 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춘다. 거기에 30km/h 이하의 속도에서도 작동하는 저속 추종 장치(RDM)는 막히는 길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아직 가속이나 제동에서 부드러움은 부족하고 저속에서는 차선 유지 기능이 작동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기존 모델 대비 각각 10mm, 55mm씩 늘어난 전폭과 휠베이스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앞좌석에 성인 남성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뒷자리로 넘어와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이 확보된다. 패스트백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해서 헤드룸 공간에 대한 염려가 조금 있었지만 머리공간도 여유롭게 확보됐다. 6대 4로 폴딩 되는 뒷좌석과 573L의 트렁크 공간은 요목조목 쓸모 있다.

다만 부드러운 가죽이 적용된 시트는 시승을 진행하면서 늘어난 듯 쭈글쭈글한 모습을 보였다. 열선시트는 뒷좌석에도 적용 돼 있지만 앞좌석에 통풍시트가 빠진 부분과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소재의 품질이 부족하진 않지만 가격적으로 현대 그랜져나 기아 K7과 경쟁하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소재로 마감됐으면 좋은 성능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실내 디자인을 완성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열선핸들과 하이패스 시스템 등이 빠져있는 점도 아쉽다.

어코드는 기본기가 탄탄한 모델이다. 10세대 모델에서는 충실한 기본기에 스포츠성을 가미한 어코드의 재미를 경험 할 수 있었다. 대중차 브랜드의 중형 세단에서 재미를 논하는 건 어불성설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한 어코드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재미’다. 기존 고배기량 엔진을 탈피하고 엔진을 다운사이징 한 어코드는 충분히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 하지만 4290만원의 높은 가격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인 20~30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200만~300만원 정도만 저렴하게 출시됐으면 굉장한 매력을 가진 차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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