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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지 포춘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2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새너제이 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가 전날 밤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얼마를 배상해야 할 것인지를 다시 산정토록 새로운 재판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새너제이 법원은 삼성-애플 간 소송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포춘은 “삼성은 기뻐했지만 애플은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해 12월 미 연방대법원이 “삼성전자에 대한 디자인 특허 배상액 3억9900만 달러는 과도하다”면서 사건을 파기 환송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당시 대법관 8명은 “특허 침해에 따른 피해는 기기 전체가 아닌 일부에서만 있었다”고 설명하며 전원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애플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 등 디자인 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가 부과받은 배상금 3억9900만 달러를 하급심 법원에서 다시 산정토록 했다.
애플은 2011년 4월 삼성전자를 디자인 특허 침해로 고소했다. 이듬 해 1심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9억30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에서는 배상액이 5억4800만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이 중 디자인 특허 관련 배상액 3억9900만달러가 과도하다면서 삼성전자는 상고를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미 특허법 289조에 따라 ‘제조물(article of manufacture)’의 일부 부품에서 특허 침해가 발생했음에도 제조물 전체의 가치나 특허 침해자가 얻은 전체 이익을 기준으로 배상액이 산정된 것을 문제삼았다. 구글·페이스북·HP 등 IT기업들은 “항소법원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면 복잡한 기술과 부품에 매년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를 지지했다. 반면 디자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티파니·아디다스·크록스 등은 애플을 지지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대법원으로부터 파기환송 결정을 받아냈다.
고 판사는 이날 배상액 재산정을 명령하면서 “법 적용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전체 기기 외 다른 부분에서만 특허 침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고려하지 못해 삼성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그동안 배상액 결정을 재산정할 필요도, 새로운 재판을 할 필요도 없다면서 삼성전자가 기존에 결정된 3억99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고 판사의 명령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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