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방 없다?"..세입자가 직접 평가한다

원다연 기자I 2016.05.22 13:20:47

원룸의 소음·외풍·집주인 성향 등 정보공유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포털 사이트에서 아파트 이름을 검색하면 매매가격부터 월세, 구조까지 한번에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주로 원룸 등에 거주하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은 발품을 팔지 않는 한 자신이 찾는 집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 주거 형태에 따라 주거 정보마저 비대칭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위한 공적 주거정보 공유 서비스가 공백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세입자와 학생들이 직접 이를 메우기 위해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집을 구하다 중개인을 통해서는 정작 알고 싶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정훈(37)씨는 지난달 ‘하우스로그(houselog.info)’를 개설했다.

△하우스로그에서 세입자들이 직접 집과 집주인 등에 대한 평가를 남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은 하우스로그 화면 갈무리.
보는 집마다 ‘이만한 방이 없다’고만 하는 중개인 대신 직전 세입자에게 방과 집주인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었지만 이를 연결해주는 중개인은 없었다. 하우스로그에서는 이용자들이 자신이 거주했던 원룸 등에 대해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외풍은 없는지, 집주인은 어떤지 등 살아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한다.

정씨는 이를 청년주거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과 서울 소재 대학들과 연계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씨는 “부동산 거래 경험이 없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은 중개인의 말에 영향을 받기 쉽다”며 “방을 구할 때 오래 살펴봐도 10분 남짓인데 그것만으로 판단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움직임도 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2월부터 학교가 있는 성북구 안암동 인근에서 ‘착한 부동산’을 선정해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주택임대차 표준 계약서를 사용한다고 동의하는 부동산을 선정해 학생들에 대신 홍보해 주는 것이다.

이윤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주거생활국장은 “자체 복지실태조사를 통해 집을 구할 때 부동산을 통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에 착안해 시작한 사업이지만 정작 안암동 인근의 부동산 중 표준계약서 사용에 동의한 곳은 4곳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사자들이 직접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나서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 특정 지역의 정보만 집중되고 정보가 한 데 모이지 못해 활용도를 높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공 차원의 주거 정보 공유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서울시 주택정책팀 관계자는 “시에서도 주거 정보 공유가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거 포털을 구축할 계획을 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시가 자체적으로 하는 부분만 검토해 어려움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여러 민간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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