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유명 연예인의 기획사로 잘 알려진 S사는 2007년 유로시장에서 독일계 헤지펀드인 피터벡&파트너(Peter Back&Partners)를 대상으로 5억엔(원화 38억원) 규모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당시 행사가액은 2616원.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 차례의 ‘리픽싱(행사가액 조정)’이 이어졌다. BW 발행 1년여 만에 행사가액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신주인수권 규모는 2배로 늘었다. 피터벡은 이후 신주인수권 행사와 장내 매도를 적절히 활용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피터벡&파트너는 국내 증시에서 ‘워런트 사냥꾼’ ‘저승사자’ 등으로 불리곤 했다. 과거 피터벡은 기업의 내용과 관계없이 국내 상장기업의 BW와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팬텀엔터테인먼트와 자강 뉴젠아이씨티 어울림엘시스 아이스테이션 클라스타 큐리어스 등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피터벡 투자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증시에서 퇴출됐다. 투자할 당시에도 부실경영 논란이 있었던 기업도 적지 않다. 부실기업에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투자한 이유는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피터벡과 같은 외국계 헤지펀드는 투자 당시 수십 개의 특약조항을 통해 확실한 안전판을 마련한 뒤 계약을 체결한다.
BW에 포함된 신주인수권을 활용한 투자가 가장 대표적이다. 신주인수권 행사가는 장내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행사가를 조정할 때 주가 하락은 반영하지만 상승은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행사가 조정기에는 오히려 주가 하락을 반긴다. 이후로 주가 상승기에 신주인수권을 행사, 차익을 남길 수 있을 때 대량으로 매도해 수익을 올린다.
결과적으로 항상 피해를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외국계 헤지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받는 것을 해외자본 유치로 인지하고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금융당국은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해 해외 증권 발행 자체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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