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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친환경도시농업팀 "서울이 잃은 것 되살리죠"

이창균 기자I 2011.10.16 17:42:38

공무원 5인방, 1600구좌 텃밭서 민원해결 `구슬땀`
"농촌 인간미 도시에 이식..전국적 확산 일조하고파"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인구 1000만의 대도시 서울에서 직접 텃밭에 나가 농작물을 돌보고 현장 민원을 해결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그들에겐 이것이 생활이고 전담 업무다. 동시에 보람이다. 강동구 친환경도시농업팀 이야기다.

"원래 도시에서 자라 농사를 안 지어봤는데, 직접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길러보니 신기했죠. 5평 남짓의 땅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옆집 이웃과 수확물을 나누니 한층 친밀해졌어요."

팀 실무를 총괄하는 손완현 팀장의 말이다. 양복 차림의 매끈한 인상에도 검게 그을린 얼굴, 농사일을 말할 때면 만면에 웃음꽃이 번지는 모습이 영락없는 `도시농부`다. 그는 일주일에 거의 매일 현장으로 나간다. 현재 팀원은 총 5명. 이들 중 3명은 교대해서 아예 사무실이 아닌 현장으로 출근한다. 물을 끌어오거나 농기구를 빌려주는 등 일거리는 많다.
▲ 강동구 친환경도시농업팀원들이 텃밭에서 농작물을 점검하고 있다.

손 팀장은 "주말에도 주민 참여가 많다보니 토요일과 일요일엔 번갈아 당번을 맡는다"고 전했다. 최근엔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텃밭을 일구며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는 그다. "단편적으로 채소만 기르는 곳이 아닌, 이웃과의 소통 장소가 된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도시에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농촌만의 인간미랄까."
 
강동구는 둔촌· 고덕· 강일 등 4개 권역별로 5평짜리 1600구좌의 텃밭을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나 상가 옥상 등에 놓는 일명 `상자텃밭`은 총 5000구좌 공급을 목표로 상반기까지 3000구좌가 나갔다. "봄에는 상추나 쑥갓 등 엽채류가, 여름에는 고추나 방울토마토 등 과채류가 인기 품목입니다. 배추와 무 등 김장채소 수확에 땀흘리는 주민도 많죠." 초등학생들은 감자 캐기 등 실습을 할 수 있는 상일 체험농장을 자주 찾는다. 관내 남녀노소 8000여명이 도시농업에 한창이다.

강동구에만 있는 친환경도시농업팀은 지난 1월 1일자로 출범했다. 도시농업 활성화는 이해식 구청장이 민선 4기 때부터 강조한 공약 사업이었다. 연 예산 8억원이 투입됐다. 강동구는 전국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공약이행 부문 최우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다른 자치구나 대학 동아리 등에서 배우러 오는 사례도 늘었다.
▲ 올해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공약이행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강동구 친환경도시농업팀이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손완현 팀장.

손 팀장은 "도시화로 팽창한 서울 자투리 공간에 `우리가 잃은 무엇`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도시농업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도시농업에 `성공`하는 노하우를 묻자 이렇게 답변이 돌아왔다. "일단 해보세요.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준비물요? 생명에 대한 애정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책에서 보는 것과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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