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베이징현대가 올해 중국판매 목표를 31만대에서 26만대로 긴급수정했다.
그러나 수정된 목표치 역시 달성하기엔 매우 벅찬 수준이란 점에서 현대차가 올해 남은 기간동안 중국시장에서 사실상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올해 판매목표를 26만대로 긴급히 하향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가 중국시장 연간 판매목표를 중도에 하향 수정한 것은 2002년 베이징현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베이징현대는 작년엔 중국 현지에서 29만8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베이징현대는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엔 31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하지만 올들어 이 같은 계획은 크게 어긋났다. 지난 2005년 6월 중국내 전체 메이커중 2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베이징현대의 월간 판매실적은 올 3월엔 7위로 추락했고, 4월 이후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베이징현대의 판매부진은 경쟁사들의 가격인하 공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뿐만 아니라, 경쟁차종 증가에 따른 라인업 열세,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설영흥 부회장과 노재만 베이징현대 총경리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비상판매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 본사의 최재국 사장은 물론이고 품질 및 생산개발을 총괄하는 서병기 사장까지 나서 중국 판매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경쟁사들의 가격인하 공세에 맞서 쏘나타 1대당 1만위안, 아반떼(현지 판매명 엘란트라) 1대당 7000~8000위안에 달하는 강력한 딜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직접 내리지 않았지만 딜러들 차원에서 가격을 낮춰줄 여지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인하 조치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로 베이징현대의 판매 급감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월간 판매규모가 2만대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월간 판매규모는 지난 6월 1만3000대까지 밀린 후 1만6000~1만7000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작년 월평균 2만4000대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하향 조정한 올 판매목표 26만대도 만만찮은 숫자이다. 7월 현재 베이징현대의 판매가 12만8587대였고, 8월 판매가 1만6400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어 9월 이후 4개월간 2만8000대 이상을 판매해야만 수정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베이징현대는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9월부터는 주력 모델인 아반떼와 쏘나타, 베르나의 판매가격을 5000위안에서 1만5000위안까지 낮췄다. 차종별 인하폭은 아반떼XD 1만4000~1만5000위안(약 174만~186만원), EF쏘나타 1만6000위안(약 200만원), 베르나 5000~8100위안(약 62만 ~ 100만원) 등이다.
베이징현대는 이에 따라 9월부터는 월간 판매실적이 2만대를 훌쩍 뛰어넘어 판매가 급속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베이징현대가 수정목표 26만대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베이징현대가 수정 목표 마저 높게 잡은 것은 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이며,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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