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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환율 폭락..추세전환인가 조정일 뿐인가

손동영 기자I 2001.01.04 10:36:11
"1293원에서 1238원으로". 달러/원 환율이 단 하룻만에 55원이나 떨어지는 사상최대의 하락을 경험했다. 기업들은 이제 달러를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제 외환시장은 상승추세가 하락추세로 반전한 것인지, 아니면 단기급등에 따른 단순한 조정의 일부인지를 놓고 고민하고있다. 아직은 "조정"쪽에 무게를 두고있다. ◇4일 환율 움직임 지난해 12월11일 1183원에서 시작된 환율상승세는 지난 3일 오전장에서 1293원까지 이어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환율은 곧 1300원을 볼 기세였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경계심리가 확산되면서 환율은 1270원으로 급락했고 4일 개장과 함께 1238원까지 곤두박질쳤다. 3일 오전장 고가와 대비하면 55원이나 낮은 수준. 미국의 금리인하가 나스닥지수를 사상최대의 폭등을 불러왔고 이는 다시 국내 증시의 급등세를 이끌었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환율은 1240원선까지 폭락하며 국내환율에 영향을 끼쳤다. 10시35분 현재 환율은 전날보다 18.10원 낮은 1252원으로 개장초의 충격을 어느 정도 수습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날종가대비 20원 가까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있다. ◇난감해진 기업들 4일 기준환율, 즉 3일 거래된 환율의 평균가는 1285.40원이다. 기업들은 오늘 달러를 사거나 팔 경우 이 가격을 기준으로 장부를 기록하게된다. 1238원에 달러를 판다면 무려 50원 가까이 눈에 보이지않는 손실이 발생하는 셈. 기업들은 환율하락추세가 무섭긴 하지만 당장 달러를 팔 엄두가 나지않는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기준환율대비 너무 낮은 수준에서 환율이 형성될 경우 기업들의 달러매도가 거의 사라지게 마련"이라고 전했다. 물론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달러를 팔 수 밖에 없겠지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있다. ◇환율 어떻게 움직일까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의외의 직격탄을 맞은 외환시장은 당분간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급등에 따른 조정을 예감하기 시작한게 3일인데 바로 다음날 나스닥 폭등이란 재료가 더해지며 환율은 폭락세로 돌변한 것. 시중은행 한 딜러는 "환율추세와 관계없이 정유사등 수입업체들의 일상적인 달러수요는 지속될 것이며 저가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여전히 남아있다"면서도 "급등추세가 일단 꺾였다는 점에서 투기적 매수세는 당분간 힘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현재 상황을 "조정"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이란 점에서 지금은 달러를 사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입장에서도 현재 환율수준에서 달러를 팔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폭락개장후 저가매수세가 고개를 드는 점은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환율이 급등에 따른 조정인지, 아니며 추세의 반전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개 "상승추세는 아직 살아있다"며 단순한 조정일 뿐이란 의견을 내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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