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소비자물가 ‘쇼크’…환율 1340원 단기 고점 테스트[외환브리핑]

이정윤 기자I 2024.02.14 08:34:34

역외 1339.2원…13.1원 상승 출발 전망
1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1%, 예상치 상회
근원 소비자물가 전년비 3.9%, 예상 웃돌아
3월 금리인하 가능성 8.5%, 5월 35%까지 내려
10년물 국채 금리 4.3%·달러화 3달 만에 ‘최고’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로 올라 고점 테스트를 할 전망이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며 3%대를 유지하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며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도 꺾였기 때문이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달러 강세를 따라 환율은 큰 폭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9.2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8.1원) 대비 13.1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전월과 유사한 수치로, 시장예상치(3.7%, 0.3%)를 웃돌았다.

물가지표 가중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상승세가 지속한 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밑으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시장에선 3월은 물론 5월 금리인하 전망 기대감마저 약화한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에 금리인하 할 확률은 8.5%까지 떨어졌다. 5월에 인하 가능성은 물가 발표 이후 35%까지 낮아졌지만 현재는 71.3%까지 회복됐다.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5.2bp(1bp=0.01%포인트)나 급등한 4.322%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9.9bp 오른 4.469%,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9.4bp나 상승한 4.664%를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금값은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 17분 기준 104.8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날 104.1에서 급등한 것이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강세에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돌파했고, 달러·위안 환율은 7.23위안대로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5.80달러(1.26%) 하락한 온스당 2007.20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0달러선을 간신히 지켰다.

이날 물가 쇼크로 인한 달러 강세를 따라 역외에선 숏커버(달러 매수)와 역내 결제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위험선호 위축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출되며 환율 상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1340원대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큰 만큼 환율 상승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