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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전 가스프롬은 프랑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인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전면 중단’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엔지는 가스프롬의 공급 전면중단이 고객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며 “가스프롬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재정적 및 물리적 영향을 크게 줄이기 위한 일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스프롬이 엔지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대폭 축소됐다. 현재 러시아산은 엔지의 가스 수입에서 4% 미만 비중을 차지하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17%에 달했다.
프랑스는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을 노르웨이에서 수입하고 있어, 독일 등 여타 유럽연합(EU) 회원국보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에너지 위기’에서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다. 브루노 르메르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과감한 감축이 올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5% 전망치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에너지전환부 장관은 “러시아가 가스를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위기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6월 가스관 터빈을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드스트림1을 통한 유럽향(向)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축소한 후 현재 기존 물량의 20%만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스프롬은 압축기 장치 유지 보수 및 고장 예방 작업 차원에서 이달 31일부터 사흘 간 노르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끊는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