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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이 이 P2E 수익모델(BM)을 적극 채택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업계를 꾸준히 취재했던 입장에선 조만간 최근 10년 내 가장 큰 변화가 시장에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2E는 이용자는 물론 게임사 입장에서도 돈 버는 게임입니다. BM 다변화가 가능합니다. 업계가 확률형 뽑기 BM 운용에서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P2E가 새로운 혁신 모델이 볼 수 있겠습니다. P2E 서버와 콘텐츠를 마련해놓고 입장(이용)료를 받던지, 아이템 거래와 토큰 연동 시 수수료를 받든지 다양한 BM을 계획할 수 있겠네요.
우려되는 지점은 이용자들에게 그렇게 욕을 먹던 ‘확률형 뽑기 BM’이 P2E를 만나 어떻게 진화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게임 속의 확률형 뽑기는 오락실의 단순 뽑기가 아닙니다. 캐릭터를 뽑을 때도, 게임을 하면서 모은 여러 재화를 결합해 희귀 아이템을 만들어낼 때도 확률 뽑기가 적용됩니다. 콘텐츠와 BM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아이템의 성능을 강화(인챈트)하는데도 성공 여부에 확률이 적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의 돈이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확률 뽑기 실패 시 최소한의 보상이 이뤄지는 ‘천장’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없는 게임이 적지 않아, 유튜브만 검색해도 몇천만원 썼다, 억단위를 썼다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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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들은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신작 출시를 통한 매출원 다변화보다는 기존 성공한 게임에 매달려 매출 극대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확률 뽑기 BM에 있어선 자타공인 한국이 최선진국 위치에 있는데요. 업계의 지난 행보를 보면 국외에서 먼저 시작한 P2E가 한국에서 확률 뽑기를 만나 더욱 고도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당초 P2E는 게임사가 이용자에게 아이템 소유권을 넘기고 게임사가 운영을 그만두더라도 개개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재화나 아이템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연결된 타 게임으로도 옮길 수 있게 하는 등 기존 게임의 고정관념을 뒤집은 혁신 모델입니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선 이 같은 패러다임 혁신에 주목하기보다는 매출 확보를 위한 신시장이 열렸다고 보는 분위기가 큽니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등은 “돈보다 게임이 먼저”,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발언은 업계에 몰아치는 P2E 광풍에 묻히는 분위기입니다.
과연 내년엔 어떤 게임 시장이 펼쳐질까요. P2E 시장을 막상 반겼지만, 향후 확률형 뽑기 기반의 고도화된 돈 버는 게임이 출현한다면 이용자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