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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정당·사회단체 "정태옥, 의원직 사퇴…유정복 사과하라"

이종일 기자I 2018.06.09 14:37:00

평화복지연대 "이혼해 서울 안 살면 루저냐"
정의당 후보들 "명예훼손 혐의 정의원 고발"
민중당 인천시당 "한국당, 말하기 교육 필요"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정태옥(대구 북구갑·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국회의원의 ‘인천 비하성 발언’과 관련해 인천지역 정당·사회단체가 정 의원의 사퇴와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인천지역 출마자들이 9일 인천시청 앞에서 정태옥 국회의원의 사퇴와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정의당 인천시당 제공)
인천평화복지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 의원의 여론무마용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 의원은 당장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유정복 후보도 동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정 의원이 한국당 대변인을 사퇴한 것으로는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300만 인천시민이 용서할 때까지 시민 앞에서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사정과 꿈을 갖고 이주한 국민들이 조화롭게 사는 도시”라며 “시민은 각자 삶의 애환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혼해 서울에서 안 산다고 해서 다 루저(Loser·실패한 사람)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이런 편협하고 서울 중심주의의 왜곡된 인식을 가진 자격 미달의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냐”며 “유정복 후보에게 공동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단체는 “이번 일로 그동안 한국당에서 인천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며 “유 후보는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선거운동과 관련해 “유 후보는 ‘서인부대’(서울 다음에 인천·부산·대구) 캐치프레이즈도 당장 치워야 한다”며 “한국당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구호를 선량한 인천시민에게 강요하는 작태를 중단하라. 역겨울 따름이다. 유 후보는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인천시민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유 후보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0일부터 사퇴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7일 YTN 뉴스 방송에 출연한 모습. 정 대변인은 방송 직후 비난 여론이 일자 8일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사진 = YTN 방송 화면 캡쳐)
정의당 인천지역 출마자 10여명은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 출마자를 대표해 신길웅(연수1선거구) 인천시의원 후보, 김흥섭(가선거구) 연수구의원 후보가 정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유정복 후보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민중당 인천시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의원의 발언으로 인천·부천시민이 졸지에 ‘제대로 된 직업이 없는 사람’, ‘살기 어려운 사람’이 됐다”며 “누구도 하지 않을 말을 제1야당 대변인이 했다는 사실에 인천시민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민중당 당원에게 ‘빨갱이’라고 망언을 한 적이 있다”며 “이러한 자유한국당 인사의 망언과 막말을 본다면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국민의 표가 아니라 생각하고 말하기 교육”이라고 했다.

이번 일로 자유한국당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유 후보와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이날 정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유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 의원은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에 대한 사과 메시지는 없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성명을 통해 “정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한국당에 요구하겠다”며 “그 전에 정 의원이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의원은 지난 7일 YTN 뉴스 방송에 출연해 “인천이라는 도시가 그렇다.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은 서울로 온다”며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지만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들이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이런 것이 꼴찌”라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며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가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 이런 지역적인 특성을 빼버리고 이것이 유정복 시장의 개인 잘못이다? 그건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방송 후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8일 오후 자유한국당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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