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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가면 편의점서도 '조성진 연주' 듣는다

김미경 기자I 2017.02.28 06:05:41

이마트위드미 예술의전당점 가보니…
세련된 휴식 공간엔 조성진 사진에
청음 장비 갖춰 클래식CD 골라 듣고
음악당 모습 응용 부채꼴 매장 구성
특화상품 판매…차별화 매장 승부수

편의점 위드미 예술의전당점을 찾은 한 부모와 자녀가 매장에 마련한 청음장비를 이용해 클래식음악을 듣고 있다(사진=김미경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약 79㎡(24평) 남짓한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가요나 팝 대신 클래식 음악에 귀가 쏠렸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 음악당 출입구 앞에 자리한 편의점 얘기다. 지난 22일 오후 2시께 김대용 이마트위드미 예술의전당점장이 고른 곡은 조성진이 연주한 쇼팽의 ‘발라드 3번’. 김 점장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매장 BGM도 주 고객층을 고려해 클래식만 골라 튼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 구색과 진열도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 문을 연 ‘클래식이 흐르는 편의점’ 콘셉트의 이 매장은 예술의전당이 본격 추진 중인 ‘시민친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부터 직접 운영하던 카페와 레스토랑 등 식음료사업을 민간에 위탁하는 등 문화예술 소비를 넘어 친근한 일상공간으로 자리잡도록 했다.

정병춘 이마트(139480)위드미 개발2팀 과장은 “신세계그룹에서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토요콘서트’를 협찬하고, 연 2회 문화마케팅을 진행 중”이라며 “그 연장선상으로 매장 공개입찰에 참여했고 인테리어·운영 등 제안내용(30%)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문을 열게 됐다. 일반 매장과 달리 예술의전당이란 복합문화공간의 입지적 특성을 살려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 소비문화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매장 분위기도 남다르다.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부채꼴 모양을 점포 레이아웃에 활용해 기존 매장과 차별화했고, 공연 관람 방문객이 많은 만큼 매장 내 휴게공간을 뒀다. 벽면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조성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유명 아티스트의 사진으로 꾸몄다. 또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것을 감안해 완구 특화매대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김 점장은 “음반유통사 유니버설뮤직 한국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진열장에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음반은 물론 노트, 워터보틀 등 연관 상품도 판매한다”며 “옆에는 청음 장비를 구비해 직접 음반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진열하는 음반은 유니버셜뮤직과 협의해 결정한다.

클래식 음반은 가요와 팝 장르와 달리 신보가 자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예술의전당 등 주요 내한 이슈가 있는 아티스트나 관련한 레퍼토리 음악회 시기 위주로 CD를 선별해 교체하고 있다. 다만 인근의 위치한 중소음반 판매사와 상생차원에서 음반CD는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요일별로 찾는 고객도 고려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은 예술의전당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찾는 부모 동반 유아고객이 많은 만큼 편의점 안팎으로 안전에 신경을 쓴단다. 주말에는 오전과 오후 모두 공연이 있어 신속성에 초점을 맞춘다. 매출도 평일보다 15% 정도 높다.

김 점장은 “가장 고객이 많은 시간대는 매일 오후 8시 음악당 공연 1시간 전”이라며 “가장 긴장하는 시기다. 퇴근 후 바로 공연을 보러 온 직장인이 많아 간편식이나 과자류, 사탕류가 불티나게 팔린다. 청음시설, 휴게시설 등의 위생상태와 진열대에 빠진 상품이 없도록 고객 편의에 힘쓴다”고 덧붙였다.

특수성을 살려 매장을 운영하는 만큼 고객 반응도 뜨겁다. 이날 자녀와 함께 매장을 찾은 주부 장연주(42) 씨는 “공연 전후 약 20~30여분의 틈새 시간을 보다 유익하게 보낼 수 있다”면서도 “공간이 좁아 아쉽다. 예술의전당 내 비싼 식당들에 비해 저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좀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드미 측은 “앞으로 입지적 특성과 고객층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개발할 예정이다. 다른 지역 공연장 내 특화매장을 선보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마트위드미 예술의전당점 개장 이후 25일 기준 상품 판매 순위
유니버셜뮤직과 손잡고 선보이는 국내외 아티스트 음반 진열장(사진=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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