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11일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년) 전 총리의 유골이 안치된 묘소를 찾아 “종전 70주년에 걸맞은 한 해를 만들고 싶다고 맹세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A급 전범이자 자신의 정치적 롤모델인 기시 전 총리에게 이렇게 맹세한 것을 두고 개헌 추진과 연관짓는 해석들이 이어지고 있다. 기시 전 총리는 생전 개헌을 추진했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결국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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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행보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최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고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장관은 아베 담화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 ‘반성’ 등의 단어가 담기느냐는 질문에 “같다면 새로 담화를 낼 필요 없다”고 답했다.
종전 60주년인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는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고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장관은 “과거 무라야마 담화에 담긴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덧붙였지만 그간 일본 정부의 행보를 비춰봤을 때 관련 내용이 삭제되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