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는 이사회를 통해 손동창 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며 앞으로 이종태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재로 가동된다고 16일 밝혔다.
1983년 설립 이후 꾸준히 2~3인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부채비율제로의 무차입 경영을 일군 손 회장은 지난 2011년 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매년 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여온 퍼시스가 주춤한 것도 바로 그때부터였다. 1조원대로 추정되는 사무용 가구 시장에서 퍼시스 점유율은 2011년 55%에서 2년만에 51.34%로 3.66%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퍼시스의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179억원과 21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와 28% 감소했다. 퍼시스는 최근 가정용 가구 계열사 일룸의 모델로 공유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상태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글로벌 기업 이케아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기 전 어느정도 시장을 확보해 놓으려는 한샘(009240)과 현대리바트(079430) 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손 회장이 일선에 다시 나서며 퍼시스의 재도약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가구업계의 시각이다. 손 회장이 현장으로 복귀한 만큼 퍼시스는 조직을 정비하고 심기일전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손 회장의 장남 태희(35)씨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의 본격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퍼시스 주식은 16.79%(193만주)다. 나머지 주식은 그의 아내 장미자씨 0.64%(7만 3600주), 장남 태희씨 0.56%(6만 4400주), 장녀 희령씨 0.56%씩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퍼시스의 주식 30.12%를 갖고 있는 시디즈는 손 회장(80.51%)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시디즈의 지분을 태희씨에게 넘겨주면 자연스럽게 그룹 경영권이 승계된다. 여기에 손 회장이 현장에서 손태희 퍼시스의 상근 등기임원이자 시디즈 경영기획실장을 직접 지도하며 가업 승계에 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구산업을 이끌어온 1세대가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퍼시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