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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돋보기]친절해진 예술창작촌 '올래?문래!'

경계영 기자I 2012.09.18 09:48:3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불친절하다. 보이는 건 철공소뿐 예술작품이나 작가를 찾는 게 ‘숨은 그림 찾기’다. 골목을 가득 메운 용접 냄새도 익숙지 않다.

그래서 나선 이가 있다. 8년째 문래 예술창작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이소주(37) 씨다. 문화투어 ‘올래?문래!’를 만들고 가이드까지 맡았다. 이씨가 3년여동안 다른 문화마을 등을 둘러보고 연구해 내놓은 프로그램이다.

이 씨는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 오후에 투어를 진행한다. 이 씨의 설명을 들으며 창작촌을 둘러보고, 저녁식사 후에는 인디밴드의 음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첫 투어가 열린 15일 문래동을 찾았다.

이소주 작가(사진 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나면 똑같은 벽화도 다르게 보인다. 영등포구 제공
예술창작촌은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을 준다. 철공소들이 밀집한 이질적 공간 속에 아기자기한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있다. 다만, 골목에 숨어 있어 한눈을 팔면 작품을 찾을 수 없다. 한 옥상건물에는 지난해부터 이 작가가 공들인 텃밭도 있다. 지금은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면서 소통의 공간이 됐다.

철공소가 늘어선 골목 곳곳에는 작가들의 작업실이 숨어 있다. 주로 건물 위층이나 지하에 위치해 일반인이 들어가긴 어렵다. 눈에 띄는 간판이 있어서 찾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누군가의 방문으로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기기 싫어하는 작가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투어에서는 작가들의 전시작품을 볼 수 있다. 투어의 마지막은 대안공간 ‘문’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주로 록밴드가 출연한다.

이곳에서는 한화63시티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미션을 수행하는 놀이, 지역주민과 함께 음식을 만드는 체험행사 등이다. 미션수행은 철공소 골목을 돌아다니며 벽화 등 작품을 찾고 고등어 벽화 앞에서 ‘높이 뛰는 고등어보다 더 높이 뛰어라’는 미션사진을 찍어오거나 ‘허공에 매달려 있는 물고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오는 식이다.

이 작가는 “개발과 유지 사이 갈림길에 놓인 문래동은 사람이 가진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상업화돼버린 미국 브룩클린, 소호와 달리 산업과 작가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곳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래예술창작촌 투어에 참가하려면 ‘보노보C’(010-9992-6969, chamisl75@hanmail.net)나 영등포구 홍보관광과(02-2670-3131)로 문의하면 된다.

투어 참여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용접 체험을 해보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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