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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사실상 추경…박재완 “기금 증액해 경기대응”

장순원 기자I 2012.06.03 14:00:09

기금 여유재원의 20% 증액…“하반기 경제운용계획서 구체 규모 밝힐 것”
정치권 대형마트 규제 강화엔 반대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정부가 사실상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냈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흔들리자 우리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추경 규모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봐 가며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출입기자단과 산행 후 간담회에서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을 활용해 경기상황에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 기자단과 북한산 둘레길 산행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 인물이 박재완 장관.

정부는 지금까지 추경을 할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유럽 문제가 다시 악화되며 국내·외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자 방향을 튼 것이다. 상반기에 이미 재정 조기 투입으로 재정 여력이 없는데다 추경은 요건이 엄격하고 의회에 동의가 필요해 각종 기금을 증액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기금 규모는 약 100조원 정도다. 일반 기금은 20%까지, 금융성 기금은 30%까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증액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는 최대 약 20조원까지 증액할 수 있지만 여유재원 범위 내에서 기금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박 장관은 “중소기업 창업이나 진흥기금,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무역보험기금 위주로 기금을 늘릴 것”이라며 “운용 배율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신보 같은 경우는 늘어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규모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금별로 여유재원의 20% 정도를 증액할 수 있어 현재 여유재원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가령 여유재원 합계가 10조원이면 2조원을 증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경제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규모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또 “규제가 많으면 부작용도 크다”며 정치권의 대형마트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근 민주통합당은 대형마트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10시까지 문을 닫고, 최대 월 4회 의무적으로 휴업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대형마트 영업일 수나 시간을 과도하게 제한하면 맞벌이 부부를 포함해 국민이 불편해질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이나 여성 일자리가 줄 수 있고, 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 밖에도 “취업상담을 받거나 직업훈련기간 동안 생활비 일부를 보조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 대상에 30대를 추가하고 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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