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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등 악재 해소 외에도 전일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점도 이 같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내달부터 5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채권 시장에 유입되고, 이에 따른 국채금리 하락과 원화 강세 등으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근래 증시를 압박한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불신도 엔비디아의 주가 회복에 따라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전고점 대비 10%가량 할인돼 있고 금리 인하를 바탕으로 상승 사이클에 올라탈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주도주인 기술주와 금리 민감주인 금융, 경기소비재, 산업재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부담을 주던 불확실성들이 정점을 지나며 반등 추세를 만드는 모습”이라며 “중동의 지정학적 우려는 역시 오래가지 못하는 모습이며 견고한 미국 경제상황 속에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완화를 유지하려는 의지와 금리인하 방향성이 확인돼 장기 추세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부진이 계속되는데다 투자심리와 직결되는 금투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위험 요소다. 삼성전자는 이날 5만 8900원에 마감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5만전자’에 종가를 형성했다. TSMC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국내 협력사인 SK하이닉스(000660)가 4%대 반등한 속에서 나홀로 소외됐다.
이르면 이번주 초에는 유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투세는 오리무중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로 자리를 비운데다 다수당인 야당 역시 국정감사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을 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한국 증시도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 해소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금투세 도입) 효과가 실제로 어떠냐는 부분을 떠나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을 종식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