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광화문 앞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서수상(瑞獸像, 상상속 상서로운 동물상)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이건희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은 현재 복원 중인 광화문 월대에 해당 석조각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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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서수상이 의미있게 활용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며 기증을 결정했다. 2021년 유족들은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 기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사의 뜻을 담은 서수상 기증식을 개최하고 감사장 등을 수여했다. 기증식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광화문 월대 복원에 기여해 준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해당 유물을 잘 활용해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화문 월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소였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일종의 넓은 단이다. 길이 48.7m, 폭 29.7m 규모로 육조 거리를 향해 뻗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돈화문에도 있지만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을 쌓은 건 광화문 월대가 유일하다.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영건일기’에는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는 내용이 있지만,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해체돼 사라졌다.
동구릉에서 보관 중이던 난간석 부재 등 50여 점과 이번 기증받은 서수상 2점을 통해 원래의 부재를 되살림으로써 당시의 모습과 가깝게 광화문 월대를 복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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