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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정부는 일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정부가 지정한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은 늦가을 추위로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오전부터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날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 주말 오전 이른 시간이었지만 조문을 위해 찾는 시민들의 행렬은 이어졌다. 제단에는 국화꽃이 가득했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올려놓은 음료수와 간식 등도 눈에 띄었다. 위패도, 영정 사진도 놓여 있지 않았지만 찾아온 시민들의 마음이 쌓여가고 있었다.
은평구에서 친구와 함께 분향소에 온 허전(84)씨도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허씨는 “나라 바깥에서는 북한이 연신 미사일을 쏘고, 나라 안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해서 걱정이 크다”며 “안전하고 제대로 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참이나 분향소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는 그의 발걸음 역시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과 비슷한 나이의 젊은이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대학생 우모(22)씨는 “친구들과 당연히 주말에 놀러 갈 수 있고, 그냥 놀러 갔을 뿐인데 그런 사고가 날 줄을 누가 알았겠느냐”며 “사고의 책임자와 원인 등이 제대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여명의 ‘한국작가회의’ 소속 시인과 작가 등도 이날 시청 광장에 동그랗게 둘러서 추모의 시를 읊었다. 한국작가회의 측은 “세월호 참사는 바다에서, 이태원 참사는 서울 도심에서 일어났지만 결국 슬픔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책임을 지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등과 함께 시청 앞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후 엿새째 매일 아침마다 분향소를 찾아 조문으로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전날에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공개 석상에서 참사에 대해 첫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국가애도기간은 이날 24시를 기해 종료된다. 조의를 표하는 조기는 이날 24시에 내려가지만, 분향소는 각 지자체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