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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도 침구도…'모바일 선물' 주목하는 리빙업계

함지현 기자I 2022.07.31 11:24:16

웰크론·시몬스·현대리바트 등 '모바일 선물' 착수
기존 온라인 유통망과 별개로 새로운 수요 찾을 수 있어
모바일 익숙한 2030 소비자 신규 고객으로 유입 가능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34)는 최근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린 고등학교 동창에게 ‘모바일 선물하기’를 통해 가구와 침구를 전달했다. A씨는 “일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하기가 어려워 사정이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소파와 이불을 선물했다”며 “주소를 물어보지 않아도 되고 받는 사람이 선물을 바꾸기도 쉽다고 해서 ‘모바일 선물하기’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선물하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가구와 침구 등 리빙업체들이 발 빠르게 관련 플랫폼에 입점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온라인 유통망과 별개로 새로운 수요를 찾을 수 있는 데다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 소비자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네이버 선물샵에 입점한 웰크론 기능성 침구 브랜드 ‘퓨어슬립’ 제품(사진=웰크론)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침구 등을 판매하는 웰크론은 최근 ‘네이버 선물샵’에 입점해 기능성 이불·침구류의 모바일 선물 판매에 착수했다. 네이버 선물샵을 통해 웰크론의 온라인 전용 유통 브랜드 ‘퓨어슬립’의 기능성 침구 200여종을 구매할 수 있다. 앞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입점한 웰크론은 네이버, 카카오가 제공하는 모바일 선물 서비스에 모두 제품을 입점하게 됐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도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주요 제품 판매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독자적인 ‘레이어링’(Layering) 기술을 기반으로 한 ‘N32 토퍼 매트리스’ 등을 판매한다. 패밀리 침대부터 캠핑, 차박 등 야외에서도 활용도가 높아 캠핑족들을 위한 제품도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아닌,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사례도 있다.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는 공식몰에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리바트몰 모바일 앱이나 사이트에서 선물하기 기능을 설정한 뒤 결제 과정에서 받을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소파, 침대 등 고가의 가구 역시 비대면으로 선물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대응이다.

모바일 선물은 상품이나 교환권을 구매한 뒤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관계형 상거래다. 이 중 모바일 선물 시장은 수년째 고속 성장을 거듭한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통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포함한 국내 ‘이(e)쿠폰 서비스’ 모바일 거래액은 지난해 5조3283억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17년(1조원)과 비교해 5배 이상 늘었다.

과거 기프티콘과 같은 바코드 형태의 쿠폰·상품권을 선물 받아 매장에서 해당 상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비대면 기반 실물 상품 배송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가구와 가전 등 실물을 보고 사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던 고가의 제품들 역시 모바일 선물 서비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대면 선물 문화 확산과 상품 카테고리 확장이 맞물리면서 모바일 선물 기능이 일상용품뿐 아니라 프리미엄 선물 구매처로도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이미 익숙한 20~30대부터 모바일·디지털의 편리함에 새로 눈을 뜬 중장년층까지 겨냥해 기존 오프라인에 치중하던 리빙업체들이 온라인 선물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라며 “선물이라는 특성상 일반적인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것과 비교해 반품이나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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