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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 급등한 이유 있었다…FAO 식품가격지수, 10년來 최고

이윤화 기자I 2021.11.14 12:00:00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국제원자재시장' 동향
FAO 식품가격지수, 최근 10년내 최고 수준 상승
내년까지 원재료 가격 상승세 이어지다가 하락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급등하는 가운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식품가격지수가 201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14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국제원자재시장’ 동향에 따르면 FAO가 발표한 10월 식품가격지수는 지난해 말대비 22.6% 상승한 133.2로 2011년 7월(133.2)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식품가격지수 품목군별 비중은 육류(33%), 곡물(29%), 팜유 등 유지류(17%), 유제품(14%), 설탕(7%)이다. 이중 유지류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력 부족으로 동남아 지역 팜유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월드 뱅크는 지난해 기준 전체 팜유 생산의 26.4%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량이 전년 대비 7.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


설탕 가격은 브라질 가뭄으로 인한 사탕수수 작황 악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바이오 에탄올 대체수요 증가 등으로 상승했다.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지난 4월1일~10월1일중 사탕수수 분쇄량은 4억7000만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6.9% 줄었다.

또 미국 등에서는 탄소배출 규제로 차량용 연료에 일정 비율 이상의 바이오 에탄올을 첨가하고 있는데, 최근 고유가 부담으로 바이오 에탄올 첨가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바이오 에탄올 생산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을 받아 국내 장바구니 물가도 고공행진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가격이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가공식품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상승 폭은 2014년 11월(3.3%)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품목별로는 라면 가격이 1년 새 11.0% 올라 2009년 2월(14.3%)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비 상승 영향이다.

곡물가격지수도 캐나다·러시아·미국 등 주요 밀 수출국의 수확량 감소로 인해 전월 대비 3.2% 상승한 137.1포인트까지 올랐다. 이런 탓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지난달 4.6% 오르면서 2011년 8월(5.2%)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관은 식품 가격이 내년에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 뱅크는 내년 중 유지류 가격은 올해 수준을 유지(+0.3%)하겠으나, 곡물·설탕 가격은 작황 개선으로 하락(각각 -9.8%, -5.1%)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추이와 라니냐 등 남미지역 이상기후 가능성 등 가격 불안 요인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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