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안정화 찾는 중국…맞춤 규제 정책 통했다

이윤화 기자I 2021.07.11 12:00:00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중국 부동산 시장 동향''
중국, 8년 만에 부동산 대출 증가율 최저치 기록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와 지방정부 맞춤 공조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중국의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 집값 안정화가 요원한 우리나라와 달리 지난 4월 중국 부동산 대출 증가율은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투기심리와 결합하면서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 주택가격이 선진국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집값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민은행 청사. (사진=연합뉴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경제리뷰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육, 투자 등의 요인 때문에 과열 상태를 보였지만 금융당국 및 지방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최근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지난달 발표한 4월말 기준 부동산 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5%를 기록해, 8년만의 최저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총 대출 중 부동산의 비중도 1년 전보다 0.5% 감소하면서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부채 문제가 중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과 부채 확대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 인민은행 등 금융당국과 지방정부는 대출규제 등 다양한 형태의 시장 안정대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특히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배경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GDP 대비 총부채비율(거시레버리지 비율)의 상승의 위험 요인으로 인식될 만큼 치솟았기 때문이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 주택가격은 뉴욕·런던·파리·도쿄 등 해외 주요 도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고,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상승률이 글로벌 선진국 대비 2~4배 정도로 더 높아진다. 1선 도시에 속하는 중국 4개 도시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30~46 수준을 보이고 있다. 뉴욕과 런던은 10.1, 15.7 정도로 이들 도시보다도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이 최대 4배까지 높다는 의미다.

이에 금융당국과 지방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을 분석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규제를 이어갔다. 우선 인민은행과 주택건설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개발기업에 대한 ‘세 갈래 레드 라인’ 규제 등을 신설, 부동산부문에 과도한 자금이 유입되지 않도록 했다. 세 갈래 레드 라인은 부동산개발기업이 부채비율 등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위반 개수에 따라 신규 차입을 차등 규제하는 것이다. 올 1월에는 이와 함께 은행의 총 대출중 부동산대출 비중과 개인주택대출 비중이 일정 한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동산 ‘대출 집중관리 제도’도 시행했다.

지방의 주요 도시들도 지역별로 부동산가격의 상승세 주요 요인 등에 따라 지역 맞춤형 부동산규제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부동산 규제 조치만 130여건에 이른다. 부동산 대출 승인을 위해 위장 이혼, 결혼 등의 위법 행위 단속도 병행했다. 연초 부동산규제 강화로 일부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최근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중국 금융당국이 지방정부와 협력해 가격급등 지역에 대한 핀셋 규제와 부동산 대출규제로 대응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주택자의 부동산투기 수요에 대응하여 소득세, 재산세 등 직접세 비중을 높이고 부동산세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세제도 개선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상하이, 충칭 등 일부 도시에서 대형주택 고급주택 등을 대상으로 시범적 보유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향후 선전 하이난 등으로 시범 과세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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