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척 실린 컨테이너, 지난해 대EU 수출 물량 4분의 1
HMM(011200)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1만 9529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선적하는 만선으로 유럽으로 출항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월 1만 9621TEU로 세계 기록을 경신한 1호선 ‘HMM 알헤시라스(Algeciras)호’부터 12호선까지 모두 만선으로 출항했다. HMM은 올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차례로 인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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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 HMM 사장은 “그간 우리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영위기에 처한 HMM을 적극 지원한 덕분에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견실한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해운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월 말부터 다섯 달 동안 만선을 기록한 15번의 운항에 선적된 화물량은 30만TEU로 톤수로 환산하면 300만t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 회원 27개국에 수출한 연간 물동량 1170만t의 25%에 이른다. 30만TEU 컨테이너 박스를 일렬로 나열하면 1800㎞로 제주도에서 홍콩까지의 직선거리 1732㎞를 웃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투입 효과 등에 힘입어 HMM은 2분기 영업이익 1367억원을 내며 2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HMM은 이들 선박이 최적 상태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고자 지난달 23일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열기도 했다.
◇각국서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환영’…각 기록들
2만 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은 세계 각국 기항지에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1호선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첫 기항지인 중국 칭다오에서 ‘선왕’(船王), 선박의 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으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최대 선박이라는 기록을 다시 썼다. 유럽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독일 함부르크항만 당국은 방제선에서 물대포를 쏘아 올리며 기항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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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에 들어가는 기름 역시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달 출항한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는 경남 거제에서 단일 선박으로 국내 최대인 8000t을 벙커링했다. 2만 4000TEU급 12척이 국내에서 급유한 양은 9만t에 달했다. 국내 조선사가 건조한 컨테이너선에 국내 정유사가 연료를 공급하고 국적선사가 운영하는 사례인 셈이다.
이 컨테이너선엔 승무원은 23명이 탑승한다. 4000~5000TEU급 선박에 탑승하는 승무원 수와 같은 수준으로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했다.